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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인 Dec 13. 2021

결국은 사랑, <죄와 벌> 이 남긴 것

도스토예프스키, <죄와 벌>을 읽고



올해의 책을 꼭 한권만 꼽으라면 <죄와 벌>.

어떻게 사는 것이  사는 삶일까?”

서른하나의 마지막 장을 살고 있는 내게 <죄와 벌>이 남긴 질문이다.


라스꼴리니코프는 세상엔 비범한 사람과 평범한 사람이 있다고 생각한다. 평범한 사람들은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고, 오로지 인류를 재생산하는 데에 기여할 뿐이지만, 비범한 사람은 불의를 철폐하며 인류를 구원한다는 것이다. 가난과 사회의 부조리에 질린 라스꼴리니코프는, ‘비범한 사람’으로서 악덕 고리대금업자를 도끼로 내리쳐 살해한다. 이와 달리 가족을 위해 몸을 파는  마저 하게  소냐는 끊임없이 자신의 가진 것을 내어주며 주변을 밝힌다. 결국 라스꼴리니코프를 구원하는 것은 그가 업신여긴 평범한 사람, 소냐다.


정의 구현을 위해 살인을 저지르고 감당도 하지 못한  모두를 힘들게 하는 라스꼴리니코프와, 신에 대한 신념과 인간에 대한 믿음으로 희망을 놓지 않고 로쟈를 구원으로 이끄는 소냐. 라스꼴리니코프와 소냐   비범한 사람은 누구일까. 배우지 못한 소냐가  지혜롭다고 단언할  있을까. 주인공 라스꼴리니코프에 깊이 이입한 만큼, 그의 오만이 안타까웠고 또한 나의 오만을 돌아보며 부끄러웠다. 가장 소중한 것을 돌보지 못하는 진리의 추구가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라스꼴리니코프를 끝없이 지지하면서도 그가 옳은 길을   있도록 그의 죄를 명확하게 지적하며 사랑을 놓지 않는 두냐, 라주미힌과 소냐. 그들처럼 내게도 나를 계속 밝혀주는 빛과 같은 사람들이 있음을 잊지  ,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일임을  . <죄와 벌>  내게  교훈이다.


<죄와 벌>의 결론이 담긴 에필로그는 너무 좋아서 여러 번 읽었는데, 그때마다 숨을 죽이고 읽을 정도로  감동을 받았다. “사랑이 모든 것을 구원한다.”라는 뻔한 문장으로  담을  없는 감동. 진정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사랑이 어떤 일까지 가능하게 하는지, 나는 그런 사랑을   있는 사람인지.. 삶에 있어 어떤 것이 가장 중요한지를 생각하게 하는 아름다운 소설. 올해  책을 만나서 감사하다.


내게 정말 안 어울리는 말이지만,

“결국은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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