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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인 Jul 29. 2022

요가 지도자 과정, 끝 그리고 시작

누아요가 TTC 레벨 1 과정을 마치며



아직 더 배워야 하고, 부족한 점이 많기에 이렇게 적어 내려 가는 것이 조금 부끄럽지만, 4주간의 지도자 과정(레벨 1)을 마쳤다. 


작년 5월, 긴장을 가득 안고 도착한 김포에서 시작된 여정. 레벨 0 과정을 덜컥 신청한 건 그저 요가를 좀 더 많이 알고 싶다는 마음에서였다. 그 당시 나로서는 뜻밖에도, 과정에서 경험한 것은 기술적인 요가가 아닌 나를 만나는 시간이었다. 


이제야 왜 그런 배움이 있었는지 끄덕이게 되는데, 그때의 나는 한쪽에서는 남들처럼 살고 싶다는 강한 마음이, 한 편으로는 그런 생각에 대한 깊은 자기혐오가 가득했다. 그동안 너무 몰라주었던 나와 마주하고 나서.. 그렇게 몇 년간 힘들었던 나의 모순적인 모습, 두 가지 세계의 괴리를 좁혀가며 조금씩 빠져나오고 있는 중이다. 아직 먼 길이지만, 많이 편해진 것 같다.


작년 레벨 0 과정의 마지막 날에 함께 하셨던 선생님이 요가 지도를 할 생각이 있냐고 물어보셨었는데, 엄두가 나질 않아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나야 가능할 것 같다고 답했었던 게 기억난다. 그런데 이런저런 일상의 오르내림 속에 요가 지도자라는 꿈이 생겼고, 감사히 흐름이 닿아 1년이 지나 이번 레벨 1 과정을 함께하게 되었다. 




이번 과정에서도 20년 간 수련하고, 지도하며 체득하신 것들을 아낌없이 나누어주신 선생님. 어떤 요가 지도자가 되어야 하는지, 생활과 마음가짐, 정렬과 지도법까지 - 강의서나 유인물이 없는데도, 나누어주신 문장들을 받아 적은 다음 나중에 읽어보면 마치 책을 읽는 것처럼 단단하게 잘 짜여있어 신기했다. 함께 한 7명의 선생님들의 나눔과 질문이 또 자연스레 배움으로 이어지는 것도.


수련에서는 몸의 공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 발견들이 있었는데, 아직 선생님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머리로 겨우 끄덕끄덕한 부분도 많고, 몸으로 다 체득한 단계는 아니지만 선생님 말씀처럼 그런 것들이 있구나, 언젠가 알 수 있겠지 할 수 있게 되었다. 


무엇보다도 좋은 지도 생활의 답은 수련에 있음을 강조, 강조, 또 강조해주셨다. 매번 따끔하고 부끄러웠지만, 그만큼 깊이 각인된 가르침. 분별심을 덧입히지 않고, 기복 없이, 핑계 대지 않고 묵묵히 수련하기. 그런 매진의 시간이 없었던 것을 알면서도 외면하고 있었는데, 불평, 불만하지 말고 그냥, 좀 더 해보기로. 


매주 진행했던 모의수업도, 지인을 대상으로 수업을 진행해 본 것도 의미가 컸다. 나의 요가원에 대해 구체적으로 상상하고 그려보는 과제도 감사했고, 과정 기간 내내 선생님께서 아직 요가가 익숙하지 않은 분들을 사랑을 담아 지도하시는 모습에서도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정말로 답은 모두 나와있고, 선생님이 정리까지 해주셨으니 어떻게 삶의 중심을 잡아갈지,  몫은 내게 달린  같다. 이번 과정이 단순한 좋은 시간으로 끝나버리지 않도록,  다른 시작점이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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