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5. 무엇을 위해 사냐고 물으신다면

내 삶의 목적은 무엇일까

by 혜인



어렸을 때부터 원해서 태어난 것도 아닌데 이렇게 힘들어야 하나, 하는 생각을 종종 했던 것 같다. 뭐 그리 굴곡진 인생도 아니었는데 하루하루가 버거울 때면 그런 마음이 들더라. 지금도 삶이 축복이라는 생각보단, 인간은 피투 된 존재라는 말에 동의한다. 태어나기로 마음먹지 않았는데 어느새 시작된 레이스이지만, 그럼에도 스스로 삶의 목표를 설정하는 일은 아주 중요한 일이라 생각한다. 던져졌으니 살아내야지. 이왕이면 덜 힘들고, 많이 웃는 방향으로 만들어가야 한다. 삶에 대한 냉소적인 가치관에도 불구하고 꽤 부지런을 떨며 사는 데엔 이런 바탕이 있다.


요즘의 내 삶의 목표는 멋진 할머니가 되는 것이다. 아마도 나는 할머니가 될 테니 말이다. 언젠가 찾아올 죽음, 그전에 필연적으로 겪게 될 무수한 이별과 신체기능의 저하에 대한 걱정이 크다. 그럼에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고통을 담대하게 마주하고 슬기롭게 이겨낸, 백발이 된 나를 상상한다.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내면, 타인에게 유연한 태도를 전하는 여유로운 할머니의 모습을 말이다. 그 모습을 상상하면 지금 이 순간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가 않다. 지나가고 헤어질 것을 알기에 더 아껴주고 소중히 여기고 싶어 지는 것 같다. 청첩장에 새긴 문구인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많이 웃고 사랑하며”를 가장 중요한 가치로 실천하고자 하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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