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9. 우리는 졌다.

서울 시장 보궐 선거 개표 결과를 바라보며

by 혜인





집이 있는 사람들은 더 가지지 못함에, 집이 없는 사람들은 오른 집값에 화가 나있다. 하지만 그럴지언정 과거 아이들의 무상급식을 반대했었고, (이를 신문 광고까지 했었고 이 이유로 사퇴했다) 코로나 19 대유행을 초래한 태극기 집회를 적극 지원하고 동참한, 또 본인 가족이 소유한 토지 보상 문제와 관련해 거짓말과 번복을 몇 번이고 거듭한 후보가 서울시장이 되었다는 건 받아들이기가 어렵다. 마치 18대 대통령 선거 개표 날과 같은 기분이다.


모두가 알고리즘으로 자신에게 최적화된 정보를 주고받는 시대다. 거짓 뉴스가 남발하고, 정보는 편향되며 사람들의 의견은 양 끝으로 분열된다. 나 역시 한쪽에 무척이나 치우친 사람이라 그것까진 알겠다. 그럼에도 조국을 욕하던 사람들이 오세훈을 지지한 것을 논리적으로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심판’이라면 무엇에 대한 심판인가.


몇억씩 오른 집값에 대해 종부세를 내게 한 것에 대한 심판일까. 부동산 투기로 재미를 보지 못하게 대한 심판인가. 전 세계적으로 부동산 가격이 널뛰는 가운데, 현재의 비정상적 주택 가격은 2대 정부와의 연속성은 전혀 없는, 오로지 현 정부가 초래한 결과인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산, 돈은 생존 무기라는 건 부인할 수 없다. 그래도 상식과 정의를 그것과 맞바꿀 수는 없지 않나, 천박한 자본주의와 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생각해본다.


세상의 절반이 나와 같지 않음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일이, 언젠가 나이가 더 들면 가능해질까. 부족한 사람이라 정치적 의견이 많이 다른 사람과 마음을 터놓고 친해지기 어렵다. 정치는 생각보다 많은 가치들과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저 사람이 누굴 찍었을까 상상하며 억지웃음으로 상대를 대해야만 하는 내일이 싫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