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할머니가 되어간다.
봄을 이렇게 좋아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봄이 너무너무 예쁘다... 긴 시간 내게 봄은 늘 시험기간과 겹쳐 약 오르는 계절이었고, 여름이 언제나 최고였는데. 매일 차오르는 봄을 카메라로, 두 눈으로, 또 마음으로 열심히도 담아본다.
아무래도 토리를 산책시키느라 매일 두 번씩 밖을 걷다 보니 계절의 변화에 더 민감해진 것 같다. 예전엔 눈높이의 꽃나무만 봤다면 요새는 시선이 아래를 향한다. 무얼 주어먹지 않는지 감시하고, 흙냄새 풀냄새를 좋아하는 토리를 보느라 유심히 아래를 보며 다닌다. 마른 흙만 가득했던 땅에, 잡초와 야생초가 아무렇게나 올라오는데, 생명력의 속도와 강인함이 진짜 경이롭다. 연못과 호수에도 긴 수초들이 마구마구 자란다. 갑자기 개미들도 부쩍 많아졌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는데 어찌 세상이 이렇게 변한담. 왜 옛날 사람들이 그렇게 봄을 찬양하는 시를 만들었는지 알겠다.
토리 핑계를 댔지만 나이가 들어가고 있다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렇게 당연했던 것들에 감사하게 되는 것이 나이 듦의 한 부분이라면, 할머니가 되어가는 여정이 조금은 덜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