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6. 일이란 늘 도망가고 싶은 대상일 수밖에 없을까

by 혜인


사무직 직장인으로서 자주 하는 생각이 있다. 내가 하는 일이 곧 나 자신이 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나는 철저히 일과 삶을 분리하려 한다. 그동안 회사 생활을 하며 만난 많은 사람들 역시 회사 안, 그리고 회사 밖에서의 본래 자신의 모습을 구별하곤 했다. 회사원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은 일터에서의 모습보단 해외여행, 등산, 결혼, 가족 관련된 사진이 많다. 직장인이란 그럴 수밖에 없는 걸까.


일이 곧 스스로인 사람들이 멋져 보일 때가 있다. 운이 좋게도 결혼식을 준비하며 많은 ‘프로’ 들을 만났었다. 자신의 이름을 건 웨딩드레스숍 디자이너 사장님, 웨딩 플래너님, 그리고 포토그래퍼 부부 작가님 역시 그런 분들이었다. 일과 삶의 경계가 불분명했으며, 일이 곧 삶이 되는 것을 선택한 사람들이었다. 인생에서의 행복한 새 시작을 준비하며 즐거웠지만 한편에서 ‘일이란 무엇인가’라는 생각 또한 피어올랐다.


오늘 회사에서 신제품 촬영을 했다. 클라이언트인 우리보다 더욱 깐깐하고 세심하게 촬영을 진행하는 포토그래퍼와 스타일리스트를 보고 오랜만에 또 그런 생각을 했다. 거래처의 제품 촬영도 온전히 본인의 일이자 하나의 작품으로 여기는 모습에 부끄러워졌다. 어제도 오늘도 나는 회사가 싫고 일이 싫다고 욕을 했는데. 내게 일이란 늘 도망가고 싶은 대상일 수밖에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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