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에 큰 뾰루지가 올라오고, 머리카락도 말을 안 듣고, 전체적으로 거울 속 내 모습이 묘하게 없어 보인다. 잠도 잘 잤는데 왜지. 생리주기 어플을 보니 다음 주에 생리가 시작한단다. 그렇다면 지금은 월경 전 증후군, PMS 기간이다. 외적인 변화만 있으면 모르겠는데, 내면은 더하다. 아무 이유도 없이 우울하고 별 일 아닌 것에도 마음이 널뛰며 눈물이 난다. 이때가 되면 꼭 남편과 다툰다. 벌써부터 긴장이 된다. 나는 왜 여자로 태어났지. 신은 없거나 미친 것이 분명하다.
농담이 아니고, 자궁과 호르몬으로 인해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는 상태는 한 달 중 고작 1주일뿐이다. 콕콕 찌르는 통증이 느껴지는 배란기가 지나면 기분이 땅으로 꺼지는 PMS가 찾아오고, 그리고 곧바로 월경이 시작되며, 불편한 7일을 보내고서야 겨우 몸이 가뿐한 짧은 시간이 주어진다. 한 살 한 살 더 먹을수록 배란기와 PMS때의 감정과 몸의 변화에 더 예민해진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초경부터 완경까지 약 40년의 시간의 중 4분의 3, 대략 30년이 불편한 셈이다.
이런 생리적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일상을 견뎌내는 것만으로도 여성은 진짜 너무 대단하다. 평생을 괴롭히면서도 아주 오랜 시간 평가절하 당한 월경 이야기를, 그래서 나는 자꾸자꾸 밖으로 꺼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