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4. 혼자가 편한 사람

하지만 과연 혼자인 나는 완전한 걸까

by 혜인


가끔 이 풍경이 문득 생각난다. 내가 찍은 사진 중 가장 좋아하는 사진이다.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낯선 섬이었던 끄라비를 혼자 여행 중이었다.


혼자 했던 여행의 기억은 대부분 흐릿하다. 누군가와 같이 나누고 기억되질 않으니 기억의 조각들은 더 바래기 십상이다. 그런데 드물게 혼자 있었을 때 가장 강하게 기억되는 찰나도 있다. 아마 사진 속 순간이 그랬던 것 같다. 길게 펼쳐져 있는 해변가, 야자나무 사이로 보였던 여자 친구 네 명의 뒷모습을 보며 첫 번째로 든 생각은 좋은 피사체구나,였고 이어서 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고 싶은 몇 명의 사람들이 생각났다.


2013년, Krabi


누군가와 함께 있는 것보다는 혼자가 편한 사람. 이렇게 스스로를 정의해왔다. 그동안 무수히 많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나서, 지금 즈음에서야 한 가지 질문이 맴돈다. 나는 과연 혼자 있는 걸 좋아하는 사람일까.


여전히 나는 혼자가 편하고, 다른 사람과 함께인 것이 힘들다. 오롯이 혼자인 시간은 꼭 필요하다. 하지만 온전히 홀로일 때의 나는 과연 완전할까. 어쩌면 나는 외로워하며, 같이 있으면 좋을 이들을 떠올리는 그 결여된 상태를 좋아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마주하고 부대끼는데서 오는 소음으로부터 잠시 떨어져, 마음껏 그리워할 수 있는 그 용기 없는 상태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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