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3. 내 꿈은 작은 가게의 주인

by 혜인



내 꿈은 작은 가게의 주인


작은 가게의 주인이 되는 모습을 그린다. 편의상 가게라고 했지만 물건을 파는 상점일 수도 있고, 식사를 할 수 있는 식당일 수도 있다. 아니면 무언가 알려주는 ‘원’ 일지도 모르고, 지금 있는 단어로는 쉽게 정의할 수 없는 복합적인 장소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반드시 유형의 공간이었으면 좋겠다. 공간의 힘을 믿고, 공간이 주는 영향에 취약한 사람으로서 나의 공간을 통해 오감으로 전하고 싶은 바를 공유하고 싶다.

크고 원대한 공간이 아니라 ‘작은’ 가게. 공간의 그 어떤 곳도 내 손길이 닿지 않은 부분이 없고, 눈을 감아도 훤히 다 볼 수 있는 규모. 작은 결함까지 놀치지 않을 수 있는 크기였으면 한다. 너무 유명해져 버리거나 잘되는 상상도 해봤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바쁘거나 북적여 소홀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오롯이 혼자서도 너끈히 감당할 수 있는 공간을 꿈꾼다.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정체되지 않는 것을 중요한 철학으로 가져갈 것이다. 공간을 찾는 본질적인 이유는 늘 지켜내되 언제든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유연하게 변화하고 확장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다. 몇 대째 같은 메뉴로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멋진 식당을 예로 들자면, 그곳의 한결같을 수 있는 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끝없이 변하는 세상의 가치에 발을 맞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늘 시도하고 변화함으로써 그 가게 다움을 유지하는 것, 그런 공간.

가장 중요한 무엇을 팔 것인지에 대한 고민은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하지만 분명한 건 그 고민은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들, 그리고 (아직 나조차 알 수 없는) 앞으로 사랑하게 될 대상으로부터 출발할 것이다. 지금의 관심사는 식물과 요가, 채식과 환경인데 이것들이 하나의 상품이 될 수도 있고, ‘잘 사는 것’이라는 테마로 조화롭게 엮일지도 모른다. 또 앞으로 어떤 새로운 것에 영감을 받고 진하게 빠져들지 알 수 없지만, 분명 내가 주인으로 있는 그 공간에 어떻게든 녹아들 것이다. 그래서 새로운 발견은 늘 설렌다. 가게를 상상할 때면 좋아하는 것들의 범위와 깊이를 확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때의 내가 중년 여성일지, 할머니 일지 아니면 아직 청년 창업자 일진 알 수 없지만. 사장님 일지, 소장님 일지 원장님일지도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꼭 하고 싶다. 좋아하는 것을 내가 꾸린 공간에서 전달하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