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3. INTJ가 보는 ENFJ 남편

by 혜인


긴 한 주를 앞두고 오후부터 마음이 불안정해있던 일요일. 남편은 이런 날 꼭 뭐라도 사야 한다고, 근교의 아웃렛이며 집 주변의 스타필드까지 데리고 갔다. 솔깃한 제안에도 심드렁할 정도로 풀이 죽어있었는데, “그러면 내가 먼저 골라봐야지~ 이러면 혜인이도 곧 사고 싶어 질 거야” 하고 자신의 옷을 고르는 남편의 계획에 완전히 넘어가버렸다. 기분 좋게 셔츠 하나를 사고 돌아왔다.


남편은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는 일을 좋아하고, 또 그로부터 효능감을 느끼는 사람이다. 세상이 올바르기를 바라면서 정작 가까운 사람은 챙기지 못하고 나 밖에 모르는 나와 달리, 남편은 소중하고 중요한 사람들을 살뜰히 잘 돌본다. 세상에 이런 성향의 사람이 있다는 것도 신기한데, 8년이 넘도록 여전한 그의 모습에 감동을 받는다.


알고 보니 그는 ENFJ, 나는 INTJ. 다른 두 성향의 사람이 만나 나는 참 좋은데, ENFJ 남편도 나와 살며 뭔가 좋은 점이 있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