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동물병원 반려동물 치료비
예상치 못한 동물병원 치료비
머릿속은 물음표로 가득하지만 금쪽같은 내 새끼 생각에 카드를 내밀어 통장이 텅장이되던 그 심정. 반려인이라면 한 번쯤 품어봤을 의문! 도대체 동물병원 의료비는 무슨 기준으로 결정되는 걸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진료비는 병원 스스로 정하게 되어 있다. 한때는 수의사회가 표준 가격을 제시했었는데 IMF 이후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히고 업계 담합을 막기 위해 '소비자들이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도록' 각 병원이 자율적으로 비용을 결정(보수 수준 전면 자율화)할 수 있도록 정했다. 그럼 병원마다 진료비를 좀 더 낮추려 결쟁할게 될 것이고 소비자는 보다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은?
반려 인구 1500만 시대! 반려인들의 의료비 불만은 점점 커지고 있다. 하지만 수의학계에선 동물과 사람의 의료비를 단순 비교하긴 어렵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람이 내과 같은 데 갔을 때 한 5,000원 내고 나오지만 우리의 반려견의 데리고 동물병원에 가면 몇만 원이 나온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건강보험 제도가 잘 되어있는 나라이다. 의료서비스를 받는 사람들의 진료비를 보조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100% 본인부담금을 내는 동물병원 진료비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가격 논란 이외에 또 다른 문제도 있다. 그건 바로 소비자의 입장에서 저렴한 병원이 어딘지 도저히 알 수가 없는 점이다. 사실 새로운 시도로 동물병원 가격을 비교할 수 있는 소셜커머스 업체가 등장했었다. 하지만 수의사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이 과열되면 최소한의 진료를 하게 되어 전체적인 의료 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 역시 있었다.
정리하자면 제도의 취지는 자율경쟁 유도라 표준 가격을 정하면 담합 행위가 되는데 그렇다고 무작정 가격 경쟁을 부추길 수도 없다는 점이다.
그럼 우리는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근본 문제는 바로 정보의 격차이다. 그래서 최근에는 동물병원과 소비자 간의 정보격차를 줄이기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그중에 대표적인 게 바로 '가격공시제'이다. 가격공시제는 소비자가 의료비를 예상할 수 있도록 공개하지는 취지인데 이 역시 많은 논란이 있다.
"정확한 진료 항목을 코드별로 정리하는 것이 선행이 돼야지 그다음에 수가제든 공시제든 시행할 수가 있다. 진료비를 맞추는 것도 담합인데 수의사회 차원에서 조사하는 것도 담합의 소지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수의사들은 가격을 맞출 수도 조사할 수도 없다. 수의사들도 조사를 못하지만 정부도 이걸 조사해서 공개하는 기관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소비자들은 이런 정보를 얻을 수 없기 때문에 답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당장 바뀔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답답한 반려인에게 꿀팁 하나 준다면 앞으로 치료에 들어가기 전에 적극적으로 가격 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럼 최소한 금액에 대해서 당황하는 상황은 줄어들 것이다.
"진료에 대한 설명을 다 들은 다음에 예상되는 전체 진료비가 어느 정도 될지 여쭤보시는 방법도 좋을 것 같다" 반려동물들을 위해서라도 변화가 필요한 건 확실해 보인다. 사실 동물들은 우리 삶의 일부지만 그들에게 우린 세상의 전부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파도 말 못 하는 아이들이라 진료비 걱정에 때로는 병원 가길 미룰 때도 있었다.
더 이상 아이들에게 미안해하지 않을 그런 날이 오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