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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ish Dec 11. 2019

꼭 인생의 의미를 찾아야 하는 걸까요?(2)

쉬어가도 된다는데 언제? 어떻게 쉬어가야 하는데?


우울한 감정이 나를 집어삼켜버리면 어쩌지


가끔씩 이런 생각이 든다. 내가 잘 살고 있는 걸까? 열심히 산다고 살아왔는데 지금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 걸까? 생각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나의 감정의 짙어진다.  감정이 짙어지면 무기력란 친구가 짙어진 감정과 함께 나의 마음과 몸에 놀러 온다.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조금만 덜 열심히 살라고, 쉬어가도 된다고

그럼 나는 생각한다. 언제? 어떻게 쉬어가야 하는데?


뭘 해도 즐겁지 않고 뭘 해도 행복하지 않은데, 왜 자꾸만 뭔가를 하라고 하고 해야 하고, 이뤄야 하는데 쉬엄쉬엄하라는 이 무슨 상황인가?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우울이 찾아오면 더 강하게 마음먹어야 한다. 

'다 의지의 차이다',  '마음먹기에 달렸다'


그럼 난 대답한다. 


전 나아지려는 의지가 없는 건가요? 저는 나아지려 마음먹지 않은 건가요?



당신이 갑자기 감기에 걸렸다. 

그리고 사람들이 이렇게 말한다.  '잘 먹고 잘 자면 돼',  '감기는 약도 안 먹어도 돼', ' 비타민 먹어 비타민.'


하지만 나는 할 일이 있고, 유지해야 할 무언가가 있다. 잘 먹고 잘 쉬어야 하는데 쉴 틈이 없다. 당장에 멈추면 안 되는 일들이다. 그렇게 몸살이 났고 앓아누워버렸다. 

그리고 사람들은 말한다. '그러게 잘 먹고 잘 쉬라니까 내가 너 그럴 줄 알았어', '왜 몸을 그렇게까지 혹사시켜', '힘들면 말하지'


감기는 추운 계절에 잘 걸리기 때문에 감기의 원인을 추위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은 감기에 걸리는 이유는 바이러스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바이러스는 몸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인체의 저항력을 떨어뜨려 감기에 걸리게 한다. 


갑자기 뜬금없이 감기 이야기를 한건 우울도 이와 마찬가지라는 걸 말하고 싶었다. 

감기가 추위 때문에 걸리는 게 아니라 몸에 면역력이 떨어져 있을 때, 즉 몸이 힘들 때 걸린다는 것이다. 

우울 또한 마음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마음이 힘들어졌을 때 걸리게 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 감기 걸리고 싶어'라고 생각하지 않듯 '나 우울하고 싶어'하고 생각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그나마 감기는 신체적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마음의 감기인 '우울'은 드러나지 않는다. 그래서 주위에서 알아차리기 어렵다. 알아차리더라도 별일 아니라고 하면 찝찝하지만 그냥 넘어가거나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괜찮아.

다 잘 될 거야.

난 언제나 잘해왔잖아.


나는 나를 다독이는데 익숙하다. 그렇게 다독다독 거리다 보면 언젠가 또 멀쩡해진다. 

그리고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밝은 나로 살아가면 된다. 


그렇게 잘 지내는데 왜 난 힘든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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