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순간들

균열의 시작

by Hye Jang


물구나무서기를 하고 있는 서린의 손끝에 땅기운이 차갑게 느껴진다.


'다른 팀원들은 어떻게 됐을까? 언제쯤 여기서 나갈 수 있을까?'


수많은 생각들을 멈추고자 한 물구 나무 서기인데,


생각 끝에 두려움 마음까지 들어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그때,


커튼이 열리고, 서린은 균형을 잃고 바닥에 앉는다.


“매번 보는데도, 볼 때마다 신기해.”


한결이 그녀 옆에 앉으며 말을 잇는다.


“언제부터 물구나무서기를 한 거야?”


“초등학교 때쯤? 누가 알려줬어. 혼자 놀기에 재밌다고. 세상을 뒤집어 보니 재밌더라.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네."


"맞아. 세상을 똑바로 마주하기도, 뒤집어 보는 것도 다 힘들어."


벙커 속.


지상과의 단절.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나날.


그런 상황 속에서 둘은 서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갔다.


또래,


모국어,


그리고


살아내려고, 버티려고,


위로하기도 하고, 위안을 받기도 하면서.


”내가 도울건 없어? “


한결은 대답 대신 고개를 좌우로 흔든다.


사실 한결도 갇힌 벙커 안에서 할 일이 없다.


부상자가 있지만 응급 처치만 할 수 있을 뿐이고


잠깐씩 지상으로 나가 동향을 살피고,


외부에서 들려오는 무전기 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뿐이다.




그렇게 또 며칠이 흐르고,


지상 복구가 일정 부분 진행되고 전력이 돌아오자


테러 진압 소식과 함께 생존자 확인 요청이 들어왔다.


서린은 팀에게 연락해, 그녀의 생존사실을 전하고,


그들을 하루 속이 만나야 한다고 한다.


“서린아. 그게 맞아. 그런데 아직 위험해. 조금만 더 지켜보는 게—”


서린은 한결의 손을 잡으며, ”위험해도, 지금은 팀을 만나 이 사태를 수습할 방법을 찾아야 해."


한결은 말없이 서린을 포옹하고, 서린도 그의 가슴에 머리를 묻고 그의 체온으로 마음을 진정해 본다.




디음날


벙커 위치가 노출될까 봐, 한 결과 서너 명의 팀원 그리고 서린은 접선 장소로 향한다.


그곳에 도착하자,


헬기 한대가 모래먼지를 내며 착륙한다.


두 사람의 방독면 너머로 마주한 시선은,


온기보다 더 진한 마음을 전하는 듯하다.


팀원이 먼저 헬기 상태를 확인하는 하고, 안전하다고 신호를 보내자,


서린과 한결도 장갑 낀 손을 마주 잡은 채

지프에서 내린다.


몇 발자국 걸었을까.


위이잉-


갑자기 수십 대의 드론이 주변으로 몰려들고,

알 수 없는 무장 인물들이 사방에서 뛰쳐나온다.


한결은 서린의 손을 움켜쥐고 지프로 되돌아가려

하지만, 이미 포위된 상태다.


그가 다른 방향으로 달려가자,


총알 한 발이 날아와 그의 팔을 관통한다.


하지만, 한결은 서린의 손을 더 꼭 쥐고 달리는데,


갑자기 다리에 힘이 빠지며 바닥으로 쓰러진다.


몸을 다시 움직이려고 하지만 꼼작할 수가 없다.


그리고,


서린을 잡은 손에도 힘이 빠져나가는 것이 느껴진다.


“한결아! 한결아."


서린이 그의 손을 꼭 쥐고, 그의 이름을 불러 보지만,


한결은 입조차 움직일 수가 없다.


무장한 이들이 달려와 그녀를 잡아끌고 간다.


두두두-


헬기가 떠오르자


드론들도,


무장한 이들도,


마치 연기처럼 순식간에 사라진다.




서린을 데려간 이들은 누구일까요?


총을 맞은 한결은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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