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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네 Aug 28. 2021

나의 니즈에서 출발한다

익숙함에서 영감얻기4


"재택업무와 코로나19로 인해 회사 출근일이 바뀌는 그를 보며 올해는 참 변수가 많은 한 해가 되겠거니 생각이 들면서도 감사한 게. 그 변수를 이젠 작년보다 더 즐기고 있다는 점. 갑자기 찾아온 변화도 스스럼없이 받아들이는 것.

아, 11시간 정도 뉴스 모니터링을 한 셈인데.. 언젠간 이런 일도 AI가 할 꺼같은. 그래서 데이터 저널리즘 분야가 대세가 될 수밖에 없는.. 사람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사색.. 기획.. 생각해보며 어제 폴인의 세미나를 떠올려봤다.

영감의 서재를 운영하는 박지호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현재 상황.. 참 거시적인 시점에서 정확하게 바라보시는 것 같은. 이제 오프라인 공간에서 예약이 잦음으로써.. 고객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에 매력을. 개인이 한 공간을 지배.. 그리고 대중성 콘텐츠보다 개인의 취향에 쫓아..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드는 것도. 결국 맞춤형 콘텐츠로. 다수의 지지를 받는 것보다 소수의 지지를 받아 확장하는 것이 더욱.

대표님께서 언급하신 내용 중에서 가장 와닿았던 건 책과 함께한 공간. #영감의서재 나.. 공간을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기획하고 취향을 비즈니스화하는 부분이 나도 해보고 싶은 분야,  영역이었다. 한때 북카페를 운영해보고 싶다는 소망도.. 그 연장선. 내 취향을 정확하게 알아야겠다. 더더욱 공부"

+ 모든 일이 자신의 경험에서 발현되고 그것을 일에 투영하는 것의 반복이다. 나의 니즈에서 출발한다. 그게 내가 그나마 제일 잘하는 일이다. 모든 사람을 상대할 필요는 없지 않나. 항상 행사를 진행할 만큼의 사람이 있더라. (라이프쉐어 최재원 대표님의 2018년 마리끌레르 인터뷰 중)

 <2021년 1월 21일 @raison_sone 일기 발췌>



'이달 초 이후 2년간 썼던 육아시간을 소진하여 6시 반 퇴근이 가능해졌다. 1시간가량 퇴근시간이 늦어진 셈이다. 평일 저녁 시간에는 늦게 귀가하는 아이 아빠랑 저녁은 어려워서 아이와 19시쯤 늦은 저녁을 챙겨 먹고, 20시 반부터 설거지, 세탁기 돌리기, 집안 청소, 아기 목욕 등을 거치면 한숨을 돌린다. 22시 30분쯤 되면 오늘처럼 하루를 회고하는 글을 쓴다. 금방 자정이 넘어가고 새벽 1시가 되어 잠자리에 든다.'


요즘 평일 저녁의 일상을 정리하면 한 문단을 정리할 수 있다. 하루의 시간을 늘어놓았다만.. 이 시간 중에서 내가 느끼고 감상하는 시간은 얼마나 될까. 평일에는 규칙적인 스케줄에 따라 하루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가지만, 그에 비해 주말의 48시간은 내가 주체가 되어 시간을 디자인할 수 있다.


혼자 살면 흰 도화지에 마음껏 내 시간을 설계하며 여러 색을 덧칠할 수 있겠지만, 아이와 있는 경우에는 아이의 스케줄에 맞춰 혹은 가족의 스케줄에 맞춰 움직일 수밖에 없다. 오늘은 젠틀몬스터에서 안경을 꼭 구매하고 싶다는 아이 아빠의 바람을 따라 오래간만에 하남 스타필드로 향했다. 마침 젠틀몬스터 매장이 새로 리뉴얼했다는 소식을 듣고 더 궁금해졌다.


오전에 나서기 전에 밑미에서 1주년을 맞아 여러 리추얼 프로그램들을 1시간씩 맛보기로 선보였는데, 모두 들을 수 없었던 터라 기존에 참여했던 리추얼 프로그램에만 짧게 참여해보기로 했다. 다른 날보다 체험이 많았던 날이었다.


1. 오늘 아침식사 리추얼, 시간의 체험

   - 간단히 커피 한 잔을 내려마시려고 했는데, 윤진님의 <다섯줄일기아침식사> 리추얼을 맛보기 하며, 사과

     와 시리얼을 먹고 싶어졌다. 식감을 느끼고 싶은 사과, 평일에는 바빠 먹을 수 없었던 느긋한 시간.

     잠시 즐기려고 하니 가족 일정이 있어 빠르게 점심을 챙겨 먹고 집을 나서며 아침에 내린 커피를 보온병에

     담았다. 편의점에 들러 얼을 사서 뜨거운 커피가 담긴 보온병 안에 넣었더니 아이스커피로 변했다.

     아이 아빠가 이제껏 내려 마셨던 커피 중에서 가장 맛있다며 칭찬 일색. 시중에 늘 먹던 커피맛과 다른

     내 시간을 투여해서 만든 커피라 만족도가 높았다. 이 시간의 경험은 오늘 체험형 콘텐츠에서 가장 으뜸!

 


2. 어젯밤과 오늘 아침, 밑미의 리추얼 탐험

   - 밑미 1주년을 맞아 열린 전야제 행사 강연(김호 대표님, 최인아 대표님)에 참여했고, 오늘 아침에는 즐겨

     들었던 리추얼 프로그램 2개(미아님, 윤진님) 프로그램을 체험했다. 강연을 듣는다는 것은 집중력을 요하

     지만 더불어 강연자가 생각하는 공간에 초대받는 일이기도 하다. 눈에 보이지 않는 체험, 가상의 공간을

      둘러보는 것이다.  

    - 하루에 3~4개의 리추얼을 소화하는 김호 대표님은 리추얼을 체험하며 느꼈던 감상들을 나누어주셨다.          그의 말 중에서 인상 깊었던 키워드는 내 기준, 공개적 개입, 유동성, 느슨한 연대, 취향, 감정카드, 동료

      관계 등이었다. 이 모든 키워드가 밑미를 수식하는 단어이기도 했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달

      으며 내게 남은 시간들을 돌아보며 내일보다 더 나은 오늘을 살고 싶은 그의 바람처럼.. 나 또한 리추얼을

      하면서 같은 일상이라도 다른 하루를 살 수 있었다. 무엇보다 내가 하고 싶은 걸 생각만 하지 말고, 10분

      이라도 매일 해보자는 그의 조언은 내게 큰 울림을 주었다. 이미 나의 경우 몇 해 전부터 책을 써보고 싶

     은 희망에서 그러려면 '매일 조금씩이라도 장문의 글을 써봐야 하지 않겠냐.'라는 자문자답을 통해 8월부

     터 매일마다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다. 매주 1회(금 또는 토)는 휴간으로 정했지만, 불특이한 경우를 제외

     하고 일상에서 모든 경험들이 글쓰기에 최적의 재료감이 되어주고 있다.

   - 두 번째 강연자로 나선 최인아 책방의 최인아 대표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는 분이었다. 그런데 정작 광고

     쟁이의 삶을 끝내고 회사를 퇴사하고 나니.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지 못한 상황이 왔다고 한다. 어떻게 보

     면 사람들과 맞물려 일상을 살았기에 혼자 남은 시간을 찾아다닌 셈이고, 막상 혼자가 되니 사람들과의 교

     류가 그리워지게 된 것. 그 밸런스에 대해 말씀을 하셨다. 나 또한 회사에 있을 때 점심시간은 철저히 혼자

     만의 시간을 고수한다. 퇴근 후 저녁시간도 육아를 해야 하기에 내 시간을 찾기 어려워서 '혼자만의 시

    간'을 의도적으로 찾고 있었던 셈. 그로 인해 생각을 정리하고 나를 만나는 시간을 일부러라도 갖고 있는

    것이다.

   - 그녀는 '자신에게 질문을 많이 해보라'는 말을 1시간 내내 강조했다. 타인에게 질문을 많이 하는 것에 비

    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문제의 해결을 외부에서 찾지 말라고 이어 말했다. '저 사람의 해법이 나의 해

    법이 아닐 수 있다'라는 말에 감탄이 나왔다. 롤모델을 만들기도 어려운 것이 사람마다 살아온 환경과 경험

    들이 제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결과 또한 같을 수 없다. 똑같은 방식으로 공부해도 경험해도 변수

    가 생기고 결과물이 다른 것은 우리 모두 다른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 '세상의 기준이 맞추지 말고 당신이 가진 것을 세상을 원하게 하라(생태계를 바꿔라)'는 말을 통해 내 안에

     나의 비중을 높이며 타인의 영향력을 최소화시키는 것. 나 혼자의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걷고 내 안의 출

     력 장치인 글을 써보는 것. 내 상황을 객관화시키는 방법들을 통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

     지  답을 찾아가는 것. 나와 세상을 알기 위해 우리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밑미 1주년을 기념하여 전야제에 열린 김호 대표님, 최인아 대표님의 강연
오늘 아침에 진행됐던 밑미 리추얼 프로그램(왼쪽 미아님, 오른쪽 윤진님)



3. 새로운 공간 탐험, 하남 스타필드로!  

   - 젠틀몬스터 매장을 오랜만에 들렀다. 그들의 세컨드 브랜드를 살펴봤다. 디저트 브랜드 '누데이크'와 뷰티

     브랜드 '탬버린즈'  매장까지... 좋아하는 향(7번) 제품의 바디 에멀전과 방향제(MAY5)를 구매했다.

    소독제로 요즘 즐겨 쓰고 있는데 향이나 제품 디자인 등 좋아서 지인들의 기념일에 소독제 선물 세트를 준

     비한다. (희녹의 방향제, 논픽션의 핸드크림 세트 등도)

   - 젠틀몬스터가 만든 여러 체험공간을 즐기며 재밌는 경험을 했다. 안경을 쓰고, 독특한 형태의 디저트를

     먹고, 향을 느끼는 것. 이 모든 게 우리의 오감이 체험할 수 있는 것인데 제대로 체험형 콘텐츠라는 생

     각이 들었다. 2015년 홍대 젠틀몬스터 쇼룸을 둘러본 이후, 선글라스와 안경은 젠틀몬스터에서 구입한

     경우가 많았다. 꼭 서울 지점을 들리지 않아도 지방(대전, 하남) 등에서도 젠틀몬스터 제품을 구매하고

     체험할 수 있다. 잠깐의 찰나지만 그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만약 우리에게 10여분의 시간이 있다면 그 시간에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한 번도 시도하지 않은 선글라스나 안경을 써보고,

     향을 테스트하거나 핸드크림을 발라보고,

     새로운 음료를 골라 마셔보고.

     모두 10분 안에 즐길 수 있는 체험들이다. 옷을 입어보고 얼굴과 몸에 바르는 것보다 식사를 하는 행위보

     다 더 짧은 시간에 새로운 탐험을 할 수 있다. 어찌 보면 젠틀몬스터가 추구하는 가치는 비록 코로나19

     팬터믹 시대지만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오감을 자극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같은 제품이라도 사람마다 느끼는 기억은 제각각 다르니깐. 여행보다 더 가성비 넘치는 저렴한 가격에 적

     은 시간을 투자하여 이 모든 것을 즐길 수 있을 테니. 비록 오프라인 공간에서 이것들을 체험할 수 있을라

     도. 오늘의 마지막 체험 콘텐츠로 성공적!  


 

젠틀몬스터에서 만든 디저트 브랜드 '누데이크'
탬버린즈의 신기한 말 조형물로 앞에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안경을 쓰는 행위들도 하나의 문화를 체험하는 행위같음, 젠틀몬스터에서 선글라스를 종종 샀는데, 예전보다 선글라스보다 안경들의 종류가 늘어나서 한 번 착용해보고 싶었음.  


4. 10년이 향후 30년을 좌지우지한다

 - 오늘 일정을 소화하며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잠이 쏟아졌다. 기력을 다한 상태로 늦은 낮잠을 청자면서      새로운 공간을 가는 길목에서 아이 아빠와 나눈 대화를 다시 떠올려본다. 아직 아이의 나이는 4살이지만 현

   재 나는 30대 중반을 넘은 나이. 10년 뒤를 돌아보면 나는 사회에서 가장 열심히 일할 현역이지만 또 한 편

   으로 중년에 이른다. 그 나이가 되면 나는 무엇을 할 수 있고 이룰 수 있을까.

 - 그의 말에 따르면 그나 나나 서로의 몸값이 최대인 지점은 10년 뒤의 시점이라고 한다. 불혹을 넘은 40

   대 중반과 지천명(50)을 바라보는 나이. 인생의 3막이 다가오는 시점에 나의 시선은 어디에 고정시켜야 하

   는가에 대한 질문을 계속하게 된다. 그때 되면 뭘 좋아하는지 잘할 수 있을지 뚜렷하게 알고 있겠지만, 또

   한편으로 나라는 사람이 어떤 분야에서 어떤 콘텐츠로 나를 드러낼 수 있을지.. 커리어에 대한 방향도 그려

   나갸야 한다. 3막 이후의 예순, 일흔, 여든에는 생산적인 일을 할 수 있을 만큼의 체력이 되지 않을 텐데. 결

   국엔 30~40대의 역량이 인생에서 꽃피는 시기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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