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흑백으로 보인 인터넷 불통, 아이가 아팠던 날
인터넷이 먹통이 되었다. KT 회선을 이용하는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휴대폰도 전화가 되지 않았다. 출근 전에 병원에 들러 진료를 받은 아이의 점심을 위해 미리 죽을 포장 하려고 오전 11시 넘어 여러 죽집에 전화해도 전화가 안 된다. 처음에 내 전화기에 문제가 있는가 싶어 연신 휴대폰의 전원을 껐다켰다했다. 죽집 대신 선택한 점심은 햇반, 급히 회사 근처 마트에 들르니 KT 네트워크가 문제가 있어 통신망이 마비가 되었다고 한다.
오늘 오전에 인터넷이 먹통이 되어 사내뿐만 아니라 인근의 식당, 마트 등 사용에 불편을 겪었다. KT 회선을 이용하는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휴대폰 자체도 먹통이었다 10월 25일 서로 간의 소통이 불통이 된 오늘처럼 , 지난 주말은 나와 소통하고 싶은 이들과의 잠시 단절해야 하는 시기가 되었다.
아이가 아픈 날이면.. 나의 시계는 멈춰있다. 내 일상의 흐름 자체가.. 정지상태이다.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혹은 ‘얼음땡’처럼 얼음 자세로 모든 상황이 컬러에서 흑백으로 변하는 것처럼.. 시간이 멈춘듯한 광경이다. 무언가를 하고 싶은 욕구마저 모두 상실케 만드는 무겁고도 무거운 시간. 등원을 못하다 보니.. 핼러윈데이를 맞아 아이 친구들에게 주기로 한 선물들을 주기로 한 날이 연기되었다.
온 세상이 흑백처럼 보이는, 이 세상이 멈춘듯한 시간 속에서 우선 나를 달래줘야 한다. 예전 같으면 화가 많았는데, 이런 시기가 오면 우선 나 자신을 그냥 놓아버린다. 나 또한 푹 쉬어가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아이의 온 감정에 집중한다. 아이가 생기면, 냉철해지려는 마음도 굉장히 감성적이고 감정적으로 변한다. 눈물이 많아지고, 온 세상의 뉴스가 마치 내 이야기처럼 공감대도 확산된다.
어쩔 수 없다. 수많은 세상의 향기도 빛도.. 아이가 아프면 그리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다행히 아이가 아픈 시기는 많지 않기에.. 되려 이 시기를 통해 아이가 나와 더 밀접하게 붙어지내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것을 느낀다. (어찌 보면 이달에 야근이 많았기에 아이 하원도 늦어지고.. 아이도 힘들었을지도 모를.. ) 독감 예방 주사를 맞은 바로 다음날, 긴장이 풀려 피곤함이 배가 되었구나…를 느끼며.. 건강, 또 건강이 우선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곰젤리와 닮은 곰젤리 모양의 비누를 제작할 수 있어서 여러 모형을 사고 아이와 함께 만들었다. 공룡, 과일 모형까지. 만들다 보니 내가 주체가 되어 가내수공업을 하고 있었다는… 반 친구(14명)들과 담임 선생님들께 드리려고 했는데, 작년에 같은 반 친구들 이름까지 다 소환하는 아이를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친구를 정말 좋아하는 꼬마.
토요일에 기침이 있어 이비인후과에 들러 초기 감기이니 잘 잡으면 된다고 하셨는데, 오후에 열이 39도로 갑자기 올라서 저녁 무렵 늦게까지 문 여는 내과에 들러.. 주사를 맞은데 불구하고… 일요일 아침까지.. 38-39도.
늦은 오후에 겨우 열이 내려갔지만 목소리를 잃은 꼬마… 기침이 잦고 여전히 구토 증세를 여러 번 보여, 월요일 출근 전에 이비인후과에.. 마침 그의 차가 방전되어 휴가 내서 돌보기로. 화요일은 내가 재택 하기로 했다.
‘친구들의 선물은 핼러윈데이에 딱 맞춰 줄 수 있겠구나. 너무도 많이 고대하고 있을 텐데 말이지!’ 하다 보니 원색이 아닌 다양한 색을 변형할 수 있는 스킬을 터득했다~~ 아아 이렇게 색상을 섞고 만들 수 있구나.. 정말 놀라운 미술세계 창작의 세계이다. (컬러감 예쁜 비누들, 아이 덕에 내가 재미 들린 만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