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80년 생각> 필사하기(인터뷰어 김민희)
4월 3일, 필사한 책은 조선일보 계열 톱클래스 김민희 편집장님이 쓰신 <이어령, 80년 생각>으로. 이로써 4월 첫 주를 이어령 선생님 관련 서적으로 필사했다. 제법 두꺼운 책이라 이 책을 다 훑어보는데 시간이 소요된 점은 어쩔 수 없는.. 한 사람의 일대기, 위인전을 보는 마냥 10대부터 80대까지 이어령 선생님의 사진까지! 볼 수 있는 귀한 자료집이다.
앞서 읽었던 김지수 기자의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책이랑은 온도차가 있다. 같은 인터뷰집이라 할지라도. 성격이 많이 다른 책이다. 어떤 면을 더 보여주고 싶은 건지에 대한 지점도. '이어령'이란 한 인물에 대해 처음 알고 가는 과정이라면 <이어령, 80년 생각>을 권한다. 반면 우리 시대에 좋은 스승, 어른을 만나고 싶다면 그의 마지막 수업을 들을 수 있는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추천하고 싶다. 전자의 책은 담백한 그의 일대기를 객관적으로 담은 교과서 혹은 다큐의 한 편 같다면, 후자의 책은 마치 그 현장에서 이어령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있는 마냥.. 상상에 빠지게 만드는 일종의 영화 한 편 같다. 사실성이 부여된 드라마.
같은 직업, 직종에 일하는 저자일지라도 당연히, 인터뷰집의 방향은 다를 수 없다는 점도 이 책을 통해 더 잘 알게 되었다. 오늘은 <출근전읽기쓰기> 북클럽 3기의 2회차 모임인데, 두 권의 책을 읽고 클럽원들의 생각을 듣는 자리였다. 앞서 내가 질문한 5가지 질문 외 책을 읽은 리뷰와 생각을 나눌 수 있어 더 흥미로웠다. 내가 생각한 방향이 꼭 맞는 답도 아니고, 타인의 생각하는 방향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리였다.
무엇보다 기분이 좋았던 것은 내가 큐레이션 한 책들로 인해 클럽원들이 즐거움을 느꼈다는 것이었다. 상반기에 꼭 이어령 선생님의 책을 읽고 싶었다는 클럽원 R은 이 북클럽에서 선택하여 책을 읽었기에 올해 상반기 목표를 이루었다며 해맑게 웃었다. 최근 이어령 선생님 관련 신간들이 많이 나와서(3월에만 해도 6권의 신간이 나왔다.) 어떤 책을 읽어야할지 몰랐는데, 이 인터뷰집 두 권을 소네님이 큐레이션하여 이 북클럽을 기획해주어서 재밌었다는 평을 건넸다. 질문 5개 중 이 두 권의 인터뷰집관련 질문과 나머지 질문들 또한 생각할 거리를 주어 좋았다는 평. 또 다른 클럽원 S는 나의 질문거리가 좋았다고 덧붙였다. 4기 북클럽의 책들도 재밌는 주제로 기획준비 중이라 개봉박두!
이 두 권의 책을 읽고 북클럽원들에게 던진 질문은 아래와 같다.
<질문>
1. 두 권의 책을 읽으며 만약 내가 이어령 선생님의 인터뷰어라면 어떤 방향의 글을 써보고 싶나요.
2. 같은 인터뷰집이지만, 두 책의 문체나 방향성이 다릅니다. 그 차이점을 한 번 생각해 보셨나요?
(목차 방식, 글을 풀어나가는 글의 스타일, 질문의 난이도, 독자가 바라는 인터뷰로 책을 묶었나 등)
3.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책 구절에 운명론이 언급됩니다. 당신은 운명을 믿나요.
(7의 운과 3의 자유의지가 있지만, 노력보다 더 일이 잘 풀리는 경우가 있었나요? 등)
4.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에선 촛불과 파도를 보면 삶과 죽음에 대해 기억하자는 이어령 선생님 말에 동의하나요. 삶과 죽음을 떠오르는 키워드나 단어가 있나요?
5. 만약 나의 일대기의 인터뷰집을 남기기에 된다면, 어떤 주제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싶나요?
+(필수 질문) 두 권의 책에서 기억에 남는 문장을 꼽아주세요.
모두의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이어령 선생님이 강조한 자신만의 생각으로 자신만의 언어, 선택을 갖춰가는 것 또한.. 우리 모두가 각자의 삶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린 얼마나 자신의 언어로 살아가고 있나. 그 삶 속에서 자신 것을 잘 찾으며 살고 있는지.. 자문자답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북클럽을 통해 더 많은 책의 단어들을 더 세심하게 살펴보게 되고, 펜클럽 필사를 통해 글을 쓰는 재미에 들었다. 하는 행위만큼 즐거운 건 없다. 모두가 매일 좋아하는 일을 작게나마 시작하며 오래 할 수 있기를. 뉴스레터 구독자들에게 일상에서 소소한 재미를 드리고 싶다.
내 인생은 물음표와 느낌표 사이를 시계추처럼 오고 가는 삶이었어
디지털로 반으로도, 아날로그만 안 되고 둘은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이야
=> 디지로그
역사와 사회의 일각을 바꿀 수 있는 창조야말로 의미 있는 창조지.
일자리는 없어. 하지만 자기가 만들 수 있어요.
내면성이 강하고 시선이 안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방에 혼자 갇혀도 고독하지 않아. (하지만 평생 타인 지향적으로
살아온 사람은 방에 갇히면 못 견뎌하지)
=>코로나로 모두가 '창조적 휴가'
덧 ++
놀이터에서 아이가 신나게 땀 내며 놀 동안 틈타서 책을 더 읽고 필사를 했다. 날이 너무나 좋았던 오늘 신나게 놀고 나니 해가 저물었다. 공원 내 야구장도 있고 축구장도 있고.. 소도 있었다. 놀이터에서 간단한 간식까지.. 공놀이도 짧게 제대로 했다. 나의 현실은 이렇게. 놀이터에서 놀고 싶다는 그를 위해 내 주말도 그를 위해 반납을.. (자세한 오늘의 이야기는 아래 링크에서)
펜클럽 1기분들과 함께하는 인증!!!
(필사해주신 것 중 내가 인상 깊은 1문장을 기록해 봤다. 순서는 인증 순대로 )
1. 우리는 다른 사람이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을 믿어야 자신도 달라질 수 있다. (정혜윤->EH)
2. 믿고 쓰는 일은 내 삶의 거의 전부 (신형철->KW)
3. 그 밤하늘이 지금도 때때로 그리운 건,
기억인지 상상인지 분간되지 않는
그날의 밤 호수가 그리운 건,
토끼가 살고 있는 달로부터 너무 많이 도망 와버린 내 나이 마흔 자락인 때문일까(임수진->JH)
4. 나의 일에서만큼은 일하는 자와 책임지는 자, 대가를 가져가는 자가 최대한 같았으면 좋겠다.(제현주->KB)
5. 일자리는 없어. 하지만 자기가 만들 수 있어요.(이어령->SO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