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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네 Apr 16. 2022

과거와 미래의 나를 잇는 사이드 프로젝트  

오이뮤를 만난 날, 사이드 프로젝트의 가치를 알다

We connect the past with present.


봄날의 핑크빛을 머문 오이뮤의 '복(福)' 캔들이 품 안에 들어왔다. 내일 좋아하는 매체의 전시 오픈을 축하하러 서울행에 나서며 미리 주문한 '복 캔들'이었다. 봄의 기운이 가시기 전까지 좋은 일이 가득할 거 같은 묘한 기운의 캔들. 보기만 해도 이미 복을 가득받은 기분이다. 오이뮤의 '복'캔들을 둘러싼 포장지에는 복에 대한 설명이 자세히 적혀있다.


복은 한국인의 일생에 걸쳐 함께하는 문자입니다. 아기가 태어나면 베갯모와 강보에 복을 수놓아 아기의 복된 앞날을 염원했고, 의복과 장신구에도 복을 형상화해 일상에 늘 복이 함께하길 바라며 착용했습니다. 복조리로 쌀을 일어 밥을 짓고, 밥그릇이나 숟가락에도 복을 새겨 매 끼니마다 복을 되새겼습니다.


복에 대한 구체적인 의미를 꼭꼭 새겨 읽다 보니, 복의 기운이 내 몸 깊숙이 들어온 거 같다. 영어로는 '재수', '행운'을 뜻하는 '(Good) luck, good fortune'에 해당하는 이 단어의 순우리말 풀이는 아래와 같다.



복 (福) [명사]
1. 삶에서 누리는 좋고 만족할 만한 행운. 또는 거기서 얻는 행복.
2. 배당되는 몫이 많은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가장 좋은 말임을 알면서도 평소에 생각보다 쓰지 않은 이 단어를 다시금 소리 내며 읽어보았다. 이토록 진지하게 '복'에 대한 개념을 풀이한 오브제가 이제껏 몇 개나 있었을까. 일상에 묻힌 삶을 살다 보며 우리가 알고 있는 단어의 재조명을 잊게 마련이다. 오이뮤는 현재와 과거를 잇는 그들의 역할에 힘을 실는다. 즉 '시대정신을 갖고 과거와 현재의 가치를 있는 디자인 활동'한다고 말하는 그들의 자기소개가 적힌 팸플릿을 살펴보며 그들이 만든 상품들도 더 눈여겨보게 된다.

오이뮤의 복캔들과 성냥

유엔 팔각 성냥을 제작한 유엔 상사와의 협업, 19050년부터 국내에서 처음 지우개를 만든 화랑고무와의 협업, 국내에서 오랫동안 향을 만들었던 전통 향방과의 협업, 1991년 초판 발행된 '우리말 색이름 사전'을 재해석한 '색이름'책까지. 그들은 자신들의 기조를 중심으로 역사가 오래된 브랜드와 함께 일했다. 그 가치는 하나의 상품으로 나오기까지의 결과물보다 더 가치로운 과정을 쌓아가고 있었다.


그들을 만나게 되었던 2016년, 그들의 생애 첫 번째 스튜디오를 방문한 날을 기억한다. 2015년 오이뮤가 세상에 첫 선을 보이고 1년이 되는 시점에 그들의 눈빛을 잊지 못한다. 2022년이 된 지금에서야 그들이 거쳐온 역사를 헤아릴 수 있는 시간이 되었지만, 그때는 앞날을 몰랐을 것이다. 그럼에도 그들은 그들의 선택에 확신차 있었다.


-오이뮤의 미래가 궁금하네요.
신소현 대표: 저희는 일종의 이야기들을 풀어서 작업하고 있어 숍을 늘리기보다는 제대로 된 회사로 갖춰졌으면 하는 바람이에요.
전민성 대표 : 오이뮤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한국형 '무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프로젝트 아이템이 지속적으로 추가되면, 오이뮤만의 아이템들이 모여 '오이뮤숍'이 되지 않을까요.  
-10년 뒤 자신의 모습을 상상한다면?
신소현 대표 : 10년 뒤 확실한 건... 저는 이 일을 안 놓치고 있을 거 같네요.
전민성 대표 : 지금 모습 그대로 10년 뒤에도 오이뮤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출처. 2006년 [열혈청년창업가 1] 시리즈, 인터뷰이 소네)


  

예전에 구매했던 오이뮤의 성냥과 촛불, 색이름 책

그들에게 오이뮤는 '자아실현'이었다. 오랫동안 꿈꾸던 것을 실현한 과정을 넘어 자신들의 의지로 가치 있는 일을 찾았고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10년이 지난지 않은 사업을 시작한 7년이 되는 시점인 올해 그들은 성수동에 숍(서울시 성동구 연무장17길 10, LCDC)을 냈다.


'오이뮤'라는 본업에 집중하기까지의 2~3년의 준비시간을 가졌던 그들의 사이드업 '오이뮤'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만의 브랜드를 운영하며 자신의 이름을 걸고 디자인할 수 있는 출발점을 넘어 도착점에 다다른 그들의 목표를 되새길 수 있었다.


이처럼 하고자 하는 사이드업은 곧 '자아실현'이다. 내 의지로 나의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귀한 기회를 스스로에게 부여해주었으면 한다. 본업을 가진 이들도 내가 바라본 오이뮤의 가치의 정의('함께라서 더 소중한 가치',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는 자아실현의 공간')를 되새기며 자신의 꿈에 보탬이 되는 각자의 사이드업이 많아지길 바란다.



'자아실현',  自我實現
[명사]
1. 철학 자아의 본질을 완전히 실현하는 일.


+ 오이뮤 공식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oimu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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