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출간 후 이야기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것, 꿈을 이뤄가는 것은 눈덩이를 굴리는 것과 같아요.
작은 단계들을 하나하나 끈기 있게 거치면 어느새 크게 불어나 있지요.
브런치북 프로젝트로 <유럽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를 출간한지 벌써 2개월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스스로 굴러가며 몸집을 키우는 '눈덩이'를 구경하는 심정으로 책에서 파생되는 일련의 사건들과 마주한 시간이었습니다. 2016년을 보내기 전 그 경험들을 한번 정리하고 싶었어요. 또 브런치 독자분들을 초대하고 싶은 자리가 하나 있고요. 북토크에 대한 공지는 글 하단에 해드릴 예정입니다.
책이 출간된 직후 <한국일보><중앙일보><서울경제><독서신문><서울신문><연합뉴스> 등 많은 신문에 크고 작은 서평 기사가 실렸습니다. 잡지사 피처 에디터로 오래 일했기 때문에 한 주에 얼마나 많은 신간 보도자료가 쏟아져 들어오는지, 기자들 책상 위에 얼마나 많은 신간 증정본이 쌓이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많은 책들 사이에서 눈에 띄어서 지면 한 귀퉁이를 얻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기 때문에 감사하고 놀라웠던 기억입니다.
책이 출간되고 인터뷰에 응해주셨던 유럽 그림책 작가님들께 우편으로 보내드렸는데요.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작가님이 저자 소개에 실린 제 브런치 주소를 보시고는 들어와서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이렇게 감격스러운 글을 올려주시기도 했습니다.
베아트리체 알레마냐 작가님 외에도 에르베 튈레, 클로드 퐁티, 이치카와 사토미, 안 에르보, 키티 크라우더... 많은 작가분들이 "책이 정말 예쁘네" "내 인터뷰도 인터뷰지만, 다른 작가들의 작업실과 내밀한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와 같은 감사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따뜻하고 뭉클한 순간이었죠.
물론 유럽 그림책 작가님들께 칭찬을 받자고 만든 책은 아니었지만, 취재한 입장에서 인터뷰이가 인터뷰 결과물이 만족스럽다고 말해주는 것만큼 안도되는 일은 없거든요.
현재는 프랑스에서 취재하며 인연을 맺게 된 그림책 평론가 파스칼 움베르 씨와 함께 '프랑스 그림책 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문화원과 한국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이 공동 주관하는 전시이고요. 저는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에서 소개했던 작가분들의 작품 세계를 갈무리해 전시하고요, 파스칼 씨는 프랑스 그림책 역사를 14개의 키워드로 갈무리해 소개할 예정이에요. 1월 중순까지 가열차게 달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전시 소식은 조만간 상세히 소개할게요.
책이 나온 뒤, 무엇보다 경이롭고 놀라웠던 일은 저와 영혼 몇 가닥이 얽혀 있는 것처럼 제가 책에 담고자 했던 뜻을 알아봐주시는 독자분들과의 만남이었습니다.
책을 기획하던 당시 이런 생각을 했어요. 경쟁적인 한국의 정규 교육 과정을 성실히 이수한 뒤 이르는 결론은 '나는 창의적이지 않아. 창의성? 누군가는 갖고 있겠지. 하지만 나는 아니야'라는 자기불신이라고요. 저부터도 그랬으니까요. 자기검열, 완벽에 대한 강박 등으로 옴짝달싹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톡톡톡 두드리고 싶었어요. 잠자고 있는 호기심과 자기 표현 욕구를 깨우고 싶었습니다.
몇몇 서점과 도서관에서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이런 저의 집필 의도와 취재 과정에서 얻은 깨달음 등을 강연 형식으로 나눌 수 있었습니다.
서울, 청주, 광양 등 여러 곳을 누비며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졌지만, 이제는 다음 책을 쓰기 위해 저 스스로를 고립해야 하는 시점이 된 것 같아요. 다시 책상 앞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독자분들과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되어 소식을 전합니다.
<레스토랑 sal><콤비>로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선보이셨던 소윤경 작가님과 함께 북 토크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창의성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준 유럽 그림책 작가님들과의 인터뷰 경험을 나눌 예정이고, 소윤경 작가님께서 말씀하실 주제는 무려 '악마적 상상력'이라고 해요! 정말 기대가 됩니다.
마이북 서점 측에 곧장 신청하시면 참가비가 있는데요. 아래 은행나무 출판사 응모 페이지에서 접수하시면 무료로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출판사 측에서 초청하는 독자님들의 참가비를 대신 내어드린다고 해요. :)
http://ehbook.co.kr/bcpform/24963
브런치에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글을 연재하는 동안 과분한 사랑을 받았습니다. 6708km를 이동해 10명의 작가를 취재한 일부터 책 출간 뒤 이어진 일련의 사건들까지, 길고 길었던 여정의 종착점 같은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1월 12일에는 또 어떤 독자분들과 만나게 될지 기대됩니다. 그럼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을게요. 감사합니다. :)
신청은 1월 9일까지인데요.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신청해주셔서 출판사 측에서 추첨을 통해 초대 독자를 선정한다고 합니다. 당첨되신 분들께는 1월 10일에 개별 연락이 갈 예정이라고 하고요. 혹시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아래 문의 게시판을 이용해주세요. 담당 마케터께서 곧장 회신을 드린다고 해요! 신청해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