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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jinsung Jun 12. 2022

스몰 브랜드가 iF 디자인 어워드 상을 받았다 (2탄)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정리하며 iF 디자인 어워드 상패 언박싱까지

Prologue.

슈퍼말차의 시작점은 2018년도 4월쯤 당시 '과자전' 행사를 담당하셨던 현대백화점 바이어님과 처음 인연이 되어 말차를 쉽고 편하게 접할 수 있는 브랜드를 준비하고 있다고 아이디어차 공유드린 것이 발단이 되었다. 그때만 해도 제안용 키노트로 만들었던 슈퍼말차 로고와 음료 레시피 샘플밖에 없던 상황에 우리를 믿고 단기 팝업 스토어 형태로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서 처음 오프라인에서 선보일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그때의 운영 모델이 지금의 슈퍼말차 매장의 모습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었으니, 그때 도움 주셨던 바이어님들과 MD 님들이 아니었다면 지금 우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종종 생각한다.


2018년 6월 슈퍼말차를 처음 선보였던 현대백화점 팝업스토어 제안 3D 이미지
지금의 모든 Super Graphic이 되어주는 페인트통 라벨 디자인


당시 음료 레시피만 있고, 제품도 없었기에 페인트통 콘셉트로 위 그래픽 시스템을 잡아서 라벨 디자인을 했고, 50여 개의 빈 페인트통에 하나씩 잘라서 다 풀로 이어 붙였다. 그리고 팝업 공간을 꾸밀 시간과 여력이 없어서 라벨 디자인 그대로 100배 이상 사이즈로 키워서 포맥스로 제작해 공간을 꾸몄는데 오히려 그게 새로워 보였는지, 바이어분들께서 다행히 제안 이미지에 만족해하셨다.


하나씩 잘라서 가내수공업으로 만들었던 페인트통 콘셉트 패키징 진열 팝업스토어


당시 혼자 밤새우며 작업했던 라벨 디자인의 모든 그래픽 시스템과 브랜드 메시지, 심지어 메인 컬러까지 4년여 동안 변하지 않고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볼품없이 세팅했던 그 모습을 지금 많은 분들이 애정 해주고 계셔서 괜히 부끄럽기도, 혼자서 아쉬운 점도 많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더라면 체계적으로 더 잘할 수 있었을 텐데'하는 마음도 들지만, 그만큼 가장 원초적이고 날 것 그대로의 생각을 표현했던 때라 이 이상 잘하지도 못할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이전 CA 그래픽 매거진에서 요청해주신 질문에 맞게 답변을 기고한 내용을 토대로 브랜딩 기획과 디자인 과정을 공유해보고자 한다.


말차의 시각적 해석

주로 떠오르는 기성 세대의 차 이미지네이션 예시
슈퍼말차가 제안하는 새로운 말차 이미지을 담은 제품 패키징

초기 브랜딩을 기획하기 전에 말차의 역사와 효능, 말차에 대한 기존 이미지 등을 분석하고 키워드를 나열하였다. 기존 대부분의 말차 제품은 오랜 역사와 헤리티지를 강조하여 스토리가 중점인 한편, 우리는 슈퍼말차의 대상인 젊은 세대들을 위해 쉽고, 직관적인 커뮤니케이션이 될 수 있도록 ‘기능과 본능' 단 2가지 키워드에 집중하기로 했다.


첫 번째, 기능은 말차의 강력한 효능을 네이밍과 슬로건으로 매칭 한 점이다. 밀레니얼 세대들은 단순히 화려한 포장이나 일방적인 광고에 현혹되지 않는 현명하고 스마트한 소비자의 주체이다. 그래서 이제는 말차를 ‘단순히 멋져 보이는 과거의 문화'로 기성 소비되는 것이 아닌 ‘내가 말차를 왜 마셔야 하는지’의 근원적인 개개인의 니즈로 전달하고 싶었다.


말차의 다양한 효능을 S.U.P.E.R 약자로 축약하여 브랜드 네이밍을 설정하고 슈퍼말차의 슬로건 및 모든 브랜드 스토리를 기능에 맞추어 스토리텔링을 하였다. 이는 제품 개발에도 영향을 주어 각 기능을 대표하는 블렌딩으로 오리지널은 ‘그린 디톡스', 코코말차는 ‘에너지', 차이말차는 ‘순환'의 효능으로 각 제품 개발 스토리가 연결된다.


기능별 제품 3종 컬러 시스템 (슈퍼말차, 코코말차, 차이말차)

두 번째, 본능은 ‘말차 하면 떠오르는 가장 일차적인 것'으로 시각적 요소인 색상을 강조하기로 했다. 특히 말차는 품질 등급이 좋을수록 노란빛의 녹색보다는 푸른빛의 녹색(차광 재배하여 햇빛을 받지 않은)을 띠게 되는데, 슈퍼말차의 브랜드 컬러 또한 따뜻하면서도 푸른 계열의 어느 중간 지점 녹색을 주 컬러로 사용하여 로고와 패키지 등 시각 애플리케이션에 Background로 적극적으로 사용하였다.


기존 녹색은 밝은 톤과 함께 주로 ‘깨끗한’, ‘자연적인' 이미지 인식이 강한 반면, 슈퍼말차는 검은색 볼드체 타이포그래피와 결합하여 무게감 있는 대비감을 형성해, 강렬하고 섹시한 젊음의 색상으로 보이도록 했다.



결과

슈퍼말차 매장 대표 음료 화보 이미지 4종


슈퍼말차의 브랜드 미션은 매우 심플하고 명확했다. 온고지신 [溫故知新]. 옛 것을 익히고, 새로운 세대로의 삶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재조합하여 계승하는 것'. 말차의 오랜 전통을 무조건 거부하는 것이 아닌 대중들에게 좀 더 쉽고 재미있게 학습될 수 있도록 새 시대로의 언어로 전달하는 방법으로 브랜딩을 중요하게 여겼고,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모든 것에 가장 집중했다.


2018년도 슈퍼말차 서울카페쇼 첫 참가했던 부스 모습 @Photo by Unravel Design Studio


한껏 젊어진(?) 말차가 활력 넘치는 우리 세대의 아이콘이 될 수 있도록 새롭게 보이는 것. 이것이 우리의 역할이었다. 다양한 온오프라인 플랫폼을 통해 많은 소비자들이 슈퍼말차를 통해 말차에 대해 알게 되었다는 분들도 있었으며, 기성세대에게는 차(tea)를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 자극이 되었다는 업계분들의 새로운 의견도 들을 수 있었다.




Epilogue.

+며칠  독일 iF 디자인 어워드 본사에서 수상 기업들에게 상패를 보내주어 언박싱을 했는데, 디자인 어워드 주관사답게 트로피가 패킹된 외박스부터, 상패가 최소의 도구로 세워질  있는 원리를 담은 지기 구조의 디테일이 새로웠다. 게다가 자체적으로 세리머니 인증샷(?) 찍을  있도록 콘페티까지 들어있었는데, 빨간 iF 어워드 로고로 만든 반짝거리는 메탈 재질로 디자인되어 있었다. 디테일에 감탄하며, 인증샷의 노예가 되어 열심히 찍었다!


도미노 피자 배달 온 줄 알았던... 내부는 귀엽게 열리는 iF 디자인 어워드 퍼즐 외패키징
회사용, 디자이너용 2개씩 총 4개의 수상패가 들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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