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아껴주지 못해 미안해
이틀 동안 집에 놀러 온 강아지.
하루 종일 곁에서 잠을 자는 강아지.
격하게 반겨주다가도 금방 시큰둥해지는 강아지.
그래도 이름을 부르거나 “손”을 외치면 마지못해 반응해주는 착한 강아지.
산책하는 걸 무엇보다 좋아하는 강아지.
그래서 산책을 못해주는 때 큰 미안함을 갖게 하는 존재.
복실이가 본가로 돌아가고 나니 이 작은 생명체가 내 옆에 며칠간 있었나 싶다.
함께 있었던 시간이 짧고 아쉽고 애틋한 기억으로 남게 된다.
바라는 것 없이 보호자 옆을 맴돌며 하루를 보내는 강아지의 삶이 어찌 보면 서재방에 갇혀 졸인 마음으로 종일 일에 치이는 내 삶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도 안쓰럽고 측은하다.
내가 뭐라고. 이 강아지의 온전한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는 건가.
얘는 뭘 믿고 나를 무조건적으로 따르는 거지.
이 친구의 우주가 나로 비롯된다는 것에 가볍지만은 않은 무게가 얹어진다.
쌔근거리는 숨소리에 묘한 안정감을 느끼며 복실아 너 지금 평안한 거 맞지? 괜찮은 거 맞지? 확인할 방법도 없으면서 알고 싶어 진다.
맞다 대답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다 괜찮아질 것 같다.
이 시간이 소중하다고 느낀다. 강아지를 보고 있으면서도 애달프다. 얼마나 더 함께 있을 수 있는지 세어보기도 한다.
일상에 권태를 느끼며 더 이상 나를 자극하는 것이 크게 없음에 서글픈 하루를 더하다가 보기만 해도 큰 강도의 행복감을 주는 강아지와 함께 하는 하루가 소중하고 또 소중해서 마음이 말랑해지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