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어러 한 명 더 붙여 줘요!

침상 목욕은 힘들어

by 루아나


호주에는 재택임종을 하시는 분들이 종종 있어요 <책, 나는 멜버른의 케어러, 루아나 저. 참고>.


에이전시를 통해 목욕지원을 갔어요. 지원을 나갔더니 여동생 집에서 암 말기로 죽음을 목전에 둔 러시아 출신의 어르신 이었어요.


전 침상 목욕인줄도 모르고 갔어요. 에이전시도 급하게 요청이 들어온 고객이어서 미리 사전 조사가 충분히 되어 있지 않았던 듯해요. 에이전시, 멜버른에는 재택 고령자 돌봄, 고령자가 아니더라도 병원에서 퇴원 후 회복기에 얼마간 돌봄사의 케어가 필요한 분들 돌봄, 장애인 지원을 겸하는 에이전시들이 많아요. 물론 장애쪽만 전문으로 하는 에이전시도 있고요.


아무튼 전 침상 목욕을 처음으로 혼자 하게 된 거에요. 이미 얼굴색이 죽음이 임박하셨더라고요. 며칠째 머리를 못 감고 목욕을 못해서 죽기 전에 개운함이라도 맛보고 싶다고 하셨어요. 고객의 여동생이랑 저랑 둘이서 침상 목욕을 시켜 드려야했어요. 혼자서는 도저히 할 수가 없더라고요. 침대 위에 누워 계신분의 머리를 씻기려고 해도 누군가는 머리를 들어 올려줘야 하죠. 몸을 씻기려면 몸을 돌리고 누군가는 옆으로 돌린 몸을 잡고 있어야 하죠. 그리고 침대 밑에 큰 수건을 깔고 나중에 젖은 수건을 빼내고 젖은 침대보도 갈아야 할수도 있죠이날 두시간 침상 목욕 지원을 하고 깨달았어요.


"침상 목욕이 장난이 아니구나!"


특히 이렇게 갑자기 완화치료 단계로 재택 죽음을 맞이하시러 돌아 오신 분은 침대가 높낮이 조절용이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죠. 그러면 엎드려서 침상 목욕 지원을 한 케어러 허리가 끊어집니다. 이런 분에게는 호이스트 기계가 있으면 좋은데 상황이 기계를 들일 상황이 아니죠. 언제 돌아가실 지 모르는 상황이니까요.


반면에 요양원에서의 침상 목욕은 재택 침상 목욕보다 훨씬 수월합니다. 두 명이서 함께 일을 하고 침대가 높낮이 다 조절이되고 설비들이 다 구비되어 있으니까요.


그날 두 시간 목욕 시키고 나오자 마자 에이전시로 전화 돌렸어요.


"이 분 침상 목욕 고객인데, 나 오늘 허리 나가는 줄 알았어. 다음에 두 명 지원사 안 붙이면 나 안가!"


에이전시에서도 화들짝 놀라죠. 본인들도 욕실에서 목욕 의자에 앉혀 놓고 지원하는 목욕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거에요.


멜버른에서 케어러에게 두 명이 필요한 지원을 혼자 붙이면 안되거든요. 고객의 안전만큼 돌봄사들의 안전도 중요하거든요. 보통 에이전시들은 고객 가정의 <위험 평가>를 해야해요. 돌봄사가 일할 때 안전한가의 여부를 체크해요.


만약 제가 두 명의 돌봄사가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에 응하지 않다가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하면 에이전시의 과실이거든요. 그래서 웬만하면 에이전시는 바로 이를 수정해 줘요.


"미안해, 바로 알아보고 다른 돌봄사를 너랑 붙여줄게."


그런데 다음 목욕 지원은 영원히 못했어요. 고객이 이틀 만에 사망하셨다고 연락이 왔어요. 고령자 돌봄을 하다 보면 종종 겪는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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