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이 밝혀준 내 하루

by 쪼비


내가 자주 가는 카페는 어느 대기업 계열사들이 몰려 있는 상업지구 초입에 있어서 매일 아침 그들의 출근길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매일 아침 일어나서 회사로 출근하는 게 뭐 그렇게 썩 유쾌한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그들의 발걸음엔 성실함이 묻어 있어서 그런지 나는 그들의 걸음을 구경하는 게 참 좋다.


며칠 전에는 50대 후반의 아저씨가 시계를 보며 뛰어가는 모습을 우연히 보았는데 그렇게 다 자란 어른이 지각할까 봐 뛰어가는 모습이 짠하기도 하고 귀엽게 보이기도 했다. 회사에선 부장님으로 불릴지도 모를 그 어른에게 '귀엽다'는 표현은 버릇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 순간 그분의 모습은 딱 그랬다.


출근길에 카페로 들어와 커피를 테이크아웃해서 가는 분들은 하나같이 '활기'로 가득 채워져 있어서 그들의 '안녕하세요' 혹은 '아이스아메리카노 한잔 주세요'에는 밝음이 찰랑거린다.


그들 덕분에 나의 하루도 덩달아 밝아진다.

당신들이 밝혀준 내 하루 덕분에 나도 다른 누군가의 하루를 또 밝혀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중에도 두 어명은 시계를 보며 뛰기 시작한다. 제발 지각은 면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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