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비, 그녀

by 쪼비


사진 속 예쁜 할머니가 내 워너비다.


딱 저렇게 나이 들어가고 싶다. 사진을 뚫고 나오는 저 아우라가 너무 부럽다. 오랜 세월 적당히 쌓아온 근육과 혼자여도 씩씩하고 신나 보이는 모습


며칠 전 친구들이랑 만나서 오랜만에 러닝을 했는데, 요즘 수영하느라 야외 러닝은 도대체가 얼마만인지도 모르겠을 만큼 오랜만이었다.


날씨가 추운 날은 아니었지만 한강의 바람은 매서웠고 얼굴을 강타하는 바람 때문에 호흡이 조금 흔들리긴 했어도 스멀스멀 맺히는 땀에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달리면서 새삼 또 알아차렸다. 좋아하는 게 같은 사람을 만나는 게 정말 복이라는 것을...


누구 하나 조금 가라앉고 시큰둥해질 즈음 귀신같이 알아차리고 힘을 보태기도 하고, 누구 하나 자존감이 바닥을 내리칠 때 '너 정도면 얼마나 괜찮은지 왜 너만 모르냐'며 혼도 내기도 한다.


이런 멋진 친구들 덕에 아마도 나는 저 사진 속 멋진 할머니처럼 잘 익어갈 수 있을 거 같기도 하다.


나는 나이 들어가며 점점 더 예뻤으면 좋겠고, 점점 더 근육도 단단해졌으면 좋겠고, 점점 더 심지가 굳은 간지 나는 사람이면 좋겠고, 여전히 러닝과 수영을 사랑하고 영어도 잘하고 일어도 잘하고 불어도 잘하는 우아한 할머니가 되고 싶다.


사진 속 내 워너비 그녀처럼..


어느새 12월도 반이 지나가고 있고, 겨울밤의 공기는 시큰하다. 올 한 해 돌아보니 지옥 같던 지난겨울과 평온한 이번 겨울이 너무나 극명하게 대비를 이루고 있어서 마음이 너무 이상하기만 하다.


그래서 자꾸 울컥하나 보다. 지금이 너무 좋고 지금이 너무 감사해서...


한 해.. 너무 잘 살아냈다 나야..

나는 나를 따스히 안아주고 싶다. 진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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