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시니어'에게 집중하는 이유

할아버지, 할머니는 나의 두 번째 부모님

by 혜커
할아버지, 할머니, 그리고 손녀인 나


필자에게 할아버지, 할머니는 꽤나 특별하다.


서울에서 태어나자마자 지방으로 내려가 할아버지, 할머니 품에서 7년간 자랐고, 초등학교에 입학할 무렵 다시 서울에 올라와서야 부모님의 손에서 자랐다. 물론 부모님이 낯설진 않지만 솔직히 애착 관계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더 깊을지도 모른다.


나이가 20살이 넘었을 때에는 겉만 어른이었기에 세상의 지혜가 너무 필요한 시기이다. 책에도 적혀있지 않은, 인생을 오래 살고 많은 경험을 겪은 사람에게서만 우러나오는 그런 지혜들이 필요한 순간이 많았다.


가령 외식을 할 때면 한 입이 딱 들어갔을 때 레시피가 유추가 되는 맛이 있고, 유추가 어려운 맛이 있다. 맛을 즐기는 것 또한 경험에서 비롯되는 것이지만 많은 레이어가 쌓이고 노력이 들어간 맛은 유추가 불가하며 깊은 맛이 배어나온다.


이렇듯 나는 일상에서 문제에 부딪칠 때마다 우리 할머니에게 조언을 구했다. 그러면 이상하게도 그 어려웠던 문제가 아무렇지도 않은 문제가 되어버리거나 해결책이 피어오른다. 그래서 나의 첫 번째 정신적 지주는 어쩌면 할머니이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대학교 졸업 후 디자이너 경력을 거쳐 개발자로 직종 전환을 했고, 어디든 나를 받아주는 회사에 들어가 경력을 쌓기 바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나만의 기조가 생겼고, 세상을 위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가슴 속에서 피어 올랐다. 회사 선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첫 번째 사회적 가치가 충분한 아이템, 두 번째 배울 점이 있는 상사, 세 번째 연봉이었다. (물론 막상 회사 면접이 되면 첫 번째는 보통 좋게 돌려 얘기한다 ㅎ)


고로, 그저 기업의 사업이 잘 되기 위한 부품으로 쓰이는 개발자가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는 디자인, 개발 기술을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에 사용하고 싶었다. 예를 들면 쓰레기가 넘쳐 처치곤란인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이라던가, 장애우들을 돕는 그런 사람 혹은 세상을 돕는 일을 하는 기업에 입사하고 싶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그런 기업들은 나를 채용해주지 않았다. 그러다가 겨우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기업이라고 판단해서 입사한 회사는 어려운 법을 쉽게 일반인/자영업자들에게 제공하고, 변호사 부담을 줄이는 회사였는데 법을 잘 아니까 오히려 노동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하여 내부로 화살을 돌리고, 개발 현황으로도 거짓말을 일삼는 회사였다. 모든 회사가 이러지는 않겠지만 참 환상이 와르르 깨지는 순간이었다.


물론 어떤 일이든 돈은 벌어야하니 당연히 금전적인 부분을 지향하다보면 초반에 좋았던 의미도 점점 퇴색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각지대를 이용하여 악용하거나 거짓말을 하는 것은 스스로 용납이 되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직장생활이 힘든 것인가? 혹은 아직 멋진 회사를 만나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 아직도 이 답은 찾지 못했다.




아무쪼록 회사에 내가 소속되는 바운더리 안에서는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것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

그럼 내가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더불어 시니어에 집중한 이유는 많은 사람들이 시니어의 지혜를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모든 어르신들에게 배울 점이 있다 말할수는 없으나 대부분의 어르신들에게는 배울 수 있는 지혜가 있을 것이라는 신념이 있다.



고로 나는 시니어들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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