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가 당연해질 때의 이점

(feat. 요즘의 근황)

by 슥슥



1.

출판 편집 디자인 수업... 생각보다 너무 힘들다. 손목 시큰함이 엑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 ‘살려주세요’란 외침이 매일 나오는데 그래도 끙끙대며 여차저차 어떻게든 시간을 보내고 나면 매번 작업물이 완성된다는 게 당연하면서도 기막힌 포인트다. 어쨌든 드디어 오늘로써 포스터 목업 작업 10개 완료했다. (마침의 기쁨을 누리기도 전에 다시 카드 뉴스 제작에 들어갔다는 건 안 비밀)





2.

지각을 일삼던 내 옆자리 훈련생이 결국 수강 포기를 선언했다. 홀연히 사라진 그의 빈자리를 보는데 왜인지 내 일처럼 느껴졌다. 나 또한 포기할까 수백 번 고민하며 가까스로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막상 중도 하차하는 이를 보니 아이러니하게도 마음을 다잡게 된다. 한 달을 버텨보니 흐릿한 믿음 하나가 만들어진 것 같기도 하다. 시간은 어떻게든 흘러갈 것이고 오늘 하루에 집중만 한다면 뭐든 결과물이 나올 거란 믿음 말이다.



그리고 이런 상상도 종종 한다. 지금 배우는 디자인 기술이 결국 실패의 예시로 남을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상상해도 모자랄 판에 구태여 낙담의 시뮬레이션부터 돌려보는 건 실패에 의연해지고 싶어서다. 성공이 아니라 실패가 더 일상에 가깝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싶어서. 이렇게 실패를 예사로 받아들일 수 있을 때의 이점은 아마 이 한 가지겠지.

‘툭툭 털고 다시 시작한다는 것’





3.

요즘 시간 및 체력 절약을 위해 아침저녁은 최소한의 조리만 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거의 이 세 가지가 전부인 것 같다. 전자레인지에 데우거나 찜기에 찌거나, 다듬을 필요 없는 식재료를 냄비에 때려 넣고 끓이는 것. 햇반이 떨어졌는데 재구매하지 않고 버티는 이유도 어쩌면 그 맥락과 부합하는지도 모른다. 밥 대신 고구마를 먹으면 여러모로 절약이 되니까. 고구마 한 봉지면 많은 게 해결된다. 쌀을 씻고 불리고 분류하여 보관하는 과정을 생략해 주고 켜켜이 쌓여가는 플라스틱 햇반 용기도 줄여준다. 게다가 생각보다 속도 편하다. 그러니 당분간은 이렇게 간단히 먹어볼 생각이다.





4.

하츠(hartts)라는 뮤지션을 발견했다. 전곡이 모두 내 스타일이라 음악을 들으며 오랜만에 들뜬 마음이 들었다. 앨범 전곡을 무한 반복하면서 기분 좋게 입덕을 예감했고 집에 와서는 결국 막춤까지 추고 말았다. 근데 생각해 보면 감출 수 없던 오늘의 ‘흥’은 아무래도 선생님의 이 말에서부터 시작된 것 같다.


“내일은 학원 휴강입니다.” (얼마 만에 자유 시간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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