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슥슥 Jun 10. 2023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는 가장 쉬운 방법

이게 다 맞춰둔 알람보다 일찍 일어난 덕이다. 지금 이렇게 원하는 장소에 앉아 일기부터 쓰면서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주는 학원 수업이 3일뿐이었는데도 금세 지쳐버리고 말았다. 포트폴리오 준비에, 자격증 실기 시험 준비에 마음의 여유가 없는 날들이었다. 참고 자료를 계속 찾고 뭔가를 끄적끄적 만들고는 있지만 아직 허술한 과정의 단계라 결과물이 전혀 없었다. 그렇게 별다른 성과 없이 어느새 금요일이 되고 말았다. 주말을 코앞에 두고도 기진맥진했던 건 어쩌면 당연했는지 모른다. 누군가 툭 치면 흘러 넘칠 것 같이 몸에 어두운 단어들이 넘실거렸던 것 같다. 그래서인지 저녁을 든든히 먹고도 맥주를 마구잡이로 들이키고 싶었다. 아니면 밖으로 나가 무작정 달리고도 싶었다. 알코올이라도 집어넣어서, 아니면 땀이라도 흘려버려서 어떻게든 안에 있는 것들을 희석시키고 싶었는데 사실 나도 알고 있었다. 그게 근본적인 해결법이 아니라는 것을.      






그래서 11시가 채 되기 전에 잠자리에 들었다. 너덜너덜 해져버린 몸에 에너지를 주입할 수 있는 방법은 술과 무리한 운동 말고도 하나 더 있었으니까. 다행히 나의 판단은 옳았다. 아주 깊은 잠을 잔 덕에 알람 소리가 울리기 전에 가뿐하게 일어날 수 있었다. 모닝페이지 노트를 펼치자 가상의 이미지처럼 오늘 할 일들이 두서없이 머릿속에 펼쳐졌다. 그걸 종이에 나열하고 나니 그제야 하루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무언가 할 체력이 생긴 것이다. 이럴 때 새삼 나를 다루는 법을 익힌 기분이다. ‘오늘의 나’뿐만 아니라 ‘내일의 나’도 고려하며 어떤 판단을 내렸다는 의미니까. 어제의 작은 선택이 오늘을 묘하게 바꿔놓는다는 걸 이젠 이해한다는 의미일테니 말이다.

하루만 바라보고 원하는 대로 어제 술을 먹었다면 과연 내가 가볍게 일어날 수 있었을까. 제대로 충전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을까. 모를 일이다.      





당장 즐거운 선택보다 내일도 괜찮을 수 있는 선택을 하는 것.

좋은 컨디션을 위해 내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이 무엇인지 조금씩 선명해진다.

작가의 이전글 계획 없는 하루를 계획하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