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솔로워커 연습을 하고 싶어 퇴사한 후 보낸 첫 달. 황홀한 자유의 시간이 이어졌는데도 하루하루를 강박적으로 보내고 말았다. 전 회사에서 외주로 받은 블로그 포스팅 외에도 개인 티스토리 블로그를 다시 시작했기 때문이다. 노션으로 한 주간의 포스팅 계획을 짜고 매일 써나가는 하루 루틴을 만들어 실행한 것까지는 좋았다. 문제는 무리하지 않는 일상을 보내기로 다짐했으면서 아직 내가 소화할 수 있는 하루의 업무량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결국 무리를 한 건지 어깨+등 통증이 심해져 병원 신세를 져야만 했다. 아무래도 프리랜서 새내기로서 일과 쉼 사이의 균형을 찾는 일이 나의 최우선 과제일 듯싶다. 더불어 쉬고 있을 때 더 짙어지는 자책감과 불안감을 다스리는 일도 마찬가지고.
주변 환경에 크게 영향받는 HSP로서 작업 공간에 변화를 주었다. 흐름은 이랬다. 도서관 → 청년청 → 공유 오피스. 모교 도서관은 냉기와 지정 좌석이 불가해서, 청년청은 오전엔 이용할 수 없어서 사무실 없는 근무자로 붕 뜨고 말았는데, 결국 고민 끝에 공유오피스를 계약했다. 예민한 몸 데리고 사는 게 참 피로하지만,,, 합리화를 해보자면 외주로 번 돈으로 충당할 수 있는 수준이고, 다행히 현재 이 글을 쓰는 새 공간이 마음에 들어 업무 효율을 높여주니까. (나의 첫 사무실이구나!)
디자인을 부업으로 활용해 보고자 재능플랫폼에 등록할 소개글을 써보았는데, 이상하게도 쓸수록 거부감이 올라왔다. 몇 시간 고심해 완성했는데도 어쩐지 지나치게 화장을 한 내 얼굴을 바라보는 느낌이었다. 자기 어필과 과대포장 사이에 애매하게 껴있는 나. 온라인에 나를 드러내는 일이 낯설어 그런가 싶었는데 그러기엔 네이버 블로그에도, 티스토리에도, 여기 브런치에도 나를 드러낸 기록이 많다. 경쟁 구도에 능숙하지 못한 나 자신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까.
가능하다면, 디자인도 글쓰기처럼 과정을 기록하는 형태로 작업하고 싶다. 작업물과 내 이야기를 함께 드러내고 누군가와 연결되는 방식으로. 내가 너무 이상을 꿈꾸는 걸까? 일단 시도는 해볼 생각인데, 어쨌든 이런 방식은 아마 블로그 포스팅처럼 누적된 시간이 필요하겠지.
아직 직장인 자아를 버리지 못했는지 자꾸 주말만 되면 쉬고 싶다. 설 연휴에도 아프다는 핑계로 대차게 늘어지고 말았다. 어차피 쉬기로 했으면 마음껏 휴식을 취하면 되는데, 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편안한 상태도 아니었다. 불안해서 심장이 벌렁거리는 데도 몸뚱이는 진득하게 침대에 메여있달까. 어느 정도 지나야 직장인 자아를 버릴 수 있을까? 몸을 적응시키기 위해 아무래도 주말은 일부러라도 사무실로 향해야 할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징하게 누워있었던 덕분에 서브스턴스라는 영화 하나는 건졌다. 강렬한 색감과 더 강렬한 스토리로 인해 한동안 뇌리에 쿡 박혀있을 듯싶다. 근데 누구에게 추천은 못하겠음.
포스팅 일정에 맞춰 매일 글을 쓰기로 한 원칙을 지키는 사람이고 싶다.
나의 관심사, 배운 것, 작업한 것을 온라인에 꾸준히 기록하고 싶다.
불안과 혼란 속에서도 스스로를 독려할 힘을 기르고 싶다.
서툴게 시도하는 자신을 너그럽게 바라보고 싶다.
매 월 충분한 시간을 내서 회고하고 싶다. (이 과정만큼은 느리게 하고 싶어)
정보성 소재를 찾고, 키워드 확인 후 미리 짜놓은 서식에 맞춰 포스팅하는 일
틈틈이 블로그 소재 찾아 노션에 등록하는 일 (현재의 캘린더 방식 유지하자)
1~2일 미리 포스팅 써 놓고 예약 발행해 두기
걸어서 오피스 출퇴근하기 + 시간 기록하기
네이버 포스팅(외주업무)의 조회수 높이기 위해 변화 시도하기 (사진 변환 없이 사용, 키워드서칭)
포스팅 시간과 디자인 시간을 정해서 작업할 것 (포스팅하느라 디자인 미루면 안 돼)
재능 플랫폼을 대체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게시글 올리기 (스레드, 비핸스 등)
평일 중 하루~이틀 휴일을 정해 좋아하는 공간 또는 새로운 곳에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