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영화 등극
여름에 진작 쓰기 시작했던 글인데 본래는 탑건: 매버릭 영화에 대해 쓰려고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영화뿐 아니라 톰 크루즈라는 사람에 빠져 탑건: 매버릭+톰 크루즈에 대한 글이 될 것 같다. 10월에 한국 들어올 때 루프트한자를 이용했는데 마침 “Five Decades of Tom Cruise(톰 크루즈의 50년)” 특집으로 톰 크루즈의 영화 열두 편을 기내 엔터테인먼트에 올려놨더라. 1981년에 데뷔했으니 현재 다섯 번째 decade(10년)째 활동하고 있는 셈이다.
그 전에도 수많은 영화에 출연했고 이미 스타였지만 내가 톰 크루즈를 인지하게 된 영화는 미션 임파서블(1996년 개봉)이었을 것 같다. 영화는 재밌게 봤지만 관심 가는 배우는 아니었고 오히려 “키는 작은데 근육만 많은" 배우라는 인상을 받았었다(쏘리!)
톰 크루즈를 다시 보게 한 이 영화. 이제 몇 번 봤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봤다. 마지막은 메가박스 돌비시네마에서 재개봉했던 11월 초(일반 상영관에서 아직 상영 중인 영화의 재개봉이라니!)..였는데 며칠 전 도쿄에서 돌아오는 기내에서 또 못 참고 봤다. �
스토리와 영상, 음악 어느 하나도 빠지지 않지만 톰 크루즈를 다시 보게 만든 건 이 영화를 찍기 위해 들인 노력 때문이다. 실제 전투기에 탑승해서 찍었다는 것, 이를 위해 모든 파일럿 역의 출연진이 모두 특수 훈련을 받았다는 것. 이 사람 진심이구나. 영화 메이킹과 인터뷰 영상 등을 시작으로 미션 인파서블 시리즈를 하나씩 찾아보다보니 웬만한 스턴트를 본인이 직접 했다는 걸 알게 됐다(이미 유명하던데 나만 몰랐나봄). 미션 임파서블2에서 절벽과 절벽 사이를 점프하는 걸 본인이 직접 하겠다고 우기더니(감독이 떨려서 점프 순간 스크린을 못 쳐다봤다고 함), 미션 임파서블:고스트 프로토컬에서는 세계 최고 두바이의 부르즈할리파 빌딩 옆면을 아주 뛰어다녔다. 미션 임파서블:로그네이션에서는 날아오르는 비행기의 기체를 붙잡고 매달리는 본인도 좀 아니다 싶었다는 스턴트를 해냈고 고강도 훈련을 통해 6분 간 수중 촬영을 하기도 했다. 각종 비행기와 헬리콥터 자격증을 따내며 웬만한 스턴트맨도 꺼리는 장면을 소화하는 배우다.
올해로 환갑인 톱스타가 이토록 영화 찍는 데 진심이라니. 인터뷰를 보면 관객이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드는 데 얼마나 공을 들이는지 알 수 있다. 멋져부러. 댓글을 보면 톰형 제발 자연사 해달라는 등 안전을 걱정하는 팬들이 자주 보이는데 제발 다치지 말고 오래오래 영화 만들어줬으면.
- 가장 좋아하는 장면: 매버릭이 코브라 기동(Cobra maneuver)으로 루스터를 구하는 장면
- 오프닝 장면: 타이틀곡이 흘러나오자마자 가슴이 콩닥콩닥 뛰고 Danger Zone이 울려퍼지면 온몸에 전율이 흐르는 오프닝
- 도그파이트 장면: 5세대 전투기에 F14으로 맞서는 매버릭
탑건:매버릭을 보면서 틈틈이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도 죄다 봤는데 화려한 액션에 가려 주목받지 못한 톰 크루즈의 연기력이 돋보이는 장면이 있다. 바로 미션 임파서블3의 오프닝 장면. 아내 줄리아를 인질로 잡은 오웬을 상대하는 이단 헌트의 감정 변화가 1부터 10까지 너무나 정교하게 연출된 장면. 톰 크루즈의 연기가 일품이다. 이 장면 덕분에 이단 헌트 캐릭터가 단순한 일급 요원이 아닌 한 인간으로 그려진다.
현재 미션 임파서블 7과 8편이 동시에 제작되고 있으며 또다시 말도 안 되는 스턴트를 하는 톰 크루즈의 모습이 공개되기도 했다. 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