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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토끼 May 08. 2021

잘 해먹고 삽니다 III

4월의 집밥

어느새 5월이 됐지만 런던의 날씨는 여전히 아침엔 3-5도를 찍고 낮에도 15도를 넘지 못하는 날들이 이어진다. 해는 길어지고 방역조치는 완화돼 몸이 근질근질한데 날씨가 따라주지 않으니 답답하다. 

백신은 아직이고 마음껏 맛있는 걸 먹으러 다니지 못하는 욕구 불만을 역시나 집밥으로 풀어낸 4월이다. 


1. 몽글몽글한 오믈렛은 역시 어려운 오므라이스  2. 꼬치까지 사서 만들어본 야끼토리  3. 남은 치킨으로 만들어먹는 삼색치밥

배를 가르면 계란이 탐스럽게 열리는 오믈렛을 얹은 오므라이스를 먹고 싶었다. 볶음밥에 소스까지 직접 만들어 맛있게 먹었지만 역시 계란은 쉽지 않아. 신선한 식재료가 가득한 버로우마켓(Borough Market) 정육점에서 닭 간과 심장을 발견하고 야끼토리에 도전했다. 타레 소스까지 만들어서. 오븐에 구웠더니 속까지 잘 익지 않아 결국 먹다 후라이팬에 다시 구워줌. 3월에 해먹고 남은 치킨으로 만든 나의 사랑 삼색치밥. 


4. 연어 포케  5. 단호박과 버섯튀김 얹은 냉메밀국수  6. 장어구이에 생강까지 곁들여 먹으면 완벽

익히지 않고 먹을 수 있는 sashimi-grade 연어를 파는 생선가게를 발견해 망고와 풋콩을 사다 포케(poke)를 해먹었다. 담백한 연어와 고소한 아보카도에 양파의 상큼함과 망고의 달콤함이 어우러져 풋콩이 재미난 식감까지 살려주니 이런 완벽한 한그릇이 또 있을까. 일본 식품점에서 사온 메밀국수에 단호박과 버섯튀김을 얹어 먹는 조합. 몸보신 겸 장어를 사서 다시 한 번.  


7 . 파전과 양파절임  8. 제육볶음과 상추쌈  9. 도톰한 프렌치토스트

오징어를 넣으려고 했으나 생선가게에 없어서 조개와 새우로 대체한 해물파전. 양파절임까지 곁들여 보았다. 맛있게 먹었지만 짜게 먹어서 계속 물 들이킨 제육볶음. 3월부터 해먹으려고 했는데 자꾸 미뤄진 프렌치토스트!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나 부서지거나 뭉개지지 않는 완벽한 식감을 위해 후라이팬과 오븐을 번갈아 사용하는 정성을 들였다. 인생 프렌치토스트는 샌프란시스코 에어비앤비 본사에 금요일 아침으로 나오는 프렌치토스트다. 흐물흐물 뭉개지지 않고 씹는 맛이 살아있으면서 촉촉하고 부드러운.. 언제 다시 갈 수 있을까.


10. 김치가 되려고 기다리는 재료  11. 큰 그릇이 없어 후라이팬에서 만든 겉절이

처음에는 한인 마트에서 비비고 김치를 사먹었는데 맛도 없고 신김치보다는 갓 만든 싱싱한 김치를 좋아해서 겉절이에 도전. 엄마 겉절이 맛은 안 나지만 비비고 김치보단 나으니까 앞으로도 쭉 만들어 먹을 예정이다.


이렇게 4월도 잘 해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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