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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토끼 Jun 10. 2021

잘 해먹고 삽니다 IV

5월의 집밥

5월은 유진이의 수술과 나의 감기로 평소보다 많이 해먹지 못했다. 역시 몸이 힘드니까 밥 해먹는 것도 쉽지 않더라. 


유진이와 지내면서 뿌듯한 건 음식물 쓰레기를 많이 배출하지 않는다는 것. 워낙 양이 적다보니 남기는 게 싫어 반찬을 꺼낼 때도 조금씩 여러 번 꺼내 먹곤 한다. 

유진아 김치 몇 개 먹을 거야?
두 개만 줘.

이런 대화가 오간다.


유진이는 잔반처리 마스터라 조금씩 남은 음식을 알차게 챙겨먹는다. 수제비를 해먹고 남은 밀가루 반죽과 중국집에서 시켜먹은 가지 요리로 근사한 가지 라자냐를 만들었고(원래 가지요리보다 훨씬 맛있었음), 파스타 해먹고 남은 생면으로 야끼우동을 만들었다.


1. 애호박 라자냐  2. 가지 라자냐  3. 야끼우동


유진이가 맹장염 수술을 받고 퇴원했을 때 마침 나도 감기로 골골대 몸보신을 하기로 했다. Whole Foods Market에서 소꼬리를 사와 곰탕을 해먹고, 고급 정육점에서 사온 소고기로 스테이크를 구워 먹었다. 


4. 진한 국물의 곰탕  5. 정성 들여 돌려깎이한 당근과 무를 곁들인 갈비찜  6. 스테이크와 각종 채소


무엇보다 본인도 수술 후 회복 중이던 유진이가 감기로 입맛 없어하는 나를 위해 콘스프를 만들어 준 건 감동.. 웬만한 마트와 일본, 한인 마트에서도 콘스프를 찾을 수 없어 좌절하고 있는데 옥수수 통조림으로 뚝딱 만들어줬다. 혹시 코로나일 지도 모르니 집에서도 마스크 쓴 채로 거리두기하고 있었는데 주방에 가보니 포스트잇과 함께 옥수수 스프가 준비되어 있었다. 


7 & 8. 따스한 메시지와 토핑까지 섬세하게 곁들인 옥수수 스프. 바게트를 곁들여 먹었다.


둘 다 지금은 백신 1차 접종도 마치고 열심히 또 해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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