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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토끼 Jun 17. 2022

런던에서 내집 마련하기 I

런던에서 집 사는 절차

5개월 간 집을 사기 위한 공부, 발품, 고민, 짜증, 진저리를 겪은 이야기. 먼저 영국에서 집을 사는 기본적인 절차를 소개한다. 


등장인물

- seller: 집을 파는 사람

- buyer: 집을 사는 사람

- solicitor: 영국에서는 매매 계약을 할 때 무조건 양쪽으로 변호사를 끼고 진행한다. 그러니까 seller's solicitor, buyer's solicitor 두 사람이 등장한다. 

- agent: 보통 집을 파는 사람이 부동산 에이전트를 고용해서 모든 소통은 이 에이전트를 통한다.

- mortgage broker: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는 경우, 다양한 은행 대출 상품을 분석해서 상담하고 처리해주는 브로커가 있다. buyer가 수수료를 주고 서비스를 이용한다.



절차

영국에서 집을 사는 절차를 간략하게 정리해봤다. (직접 겪은 자세한 경험은 다음 편에)

1. Offer

사고 싶은 집을 찾았다면 가격을 정해 오퍼를 낸다. 부동산 사이트에 Guide price라고 해서 seller가 원하는 가격을 제시해 놓는데 보통은 그보다 낮게 거래되니 적당히 낮은 가격에 낸다. 오퍼를 받은 seller는 accept(수락)하거나 reject(거절)할 수 있는데 이때 얼마 정도면 팔 생각이 있다며 가격을 제안하는 경우도 있다. 경쟁자가 있는 경우 guide price보다도 가격이 올라갈 수도 있으며 buyer가 여러 명이 동시에 달려들면 best and final offer(bafo)라고 해서 동시에 최종가를 제시하게 해서 그 중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buyer에게 파는 방식도 있다. 이번에 총 세 군데에 오퍼를 냈는데 세 번째에 이 bafo를 경험했다. 


2. Mortgage

현금으로 매입하는 게 아니라면 대출을 확보해야 한다. Mortgage broker를 구하면 알아서 여러 은행 상품을 비교해서 좋은 상품을 추천해주고 필요한 서류와 신청, 승인까지 과정을 책임지고 대신해준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상품이 워낙 다양하고 deposit(초기 납입금)을 얼마 넣을 건지, term(상환기간)을 얼마로 잡을 건지 등에 따라 금리와 월 상환액도 달라진다. Mortgage in principal은 내 자산과 연봉 등의 경제적 여건에 따라 얼마까지 대출 받을 수 있는지를 확인해주는 서류로 집을 확보하기 전에 언제든지 미리 받아놓을 수 있다. 집 매입 절차를 좀더 빠르게 진행할 수 있어 미리 받아놓을 것을 추천. 실제 신청과 승인은 seller가 오퍼를 받아들인 후에 할 수 있다.


3. Solicitor

영국에서는 seller와 buyer가 모두 각자 solicitor를 고용해야 집을 사고 팔 수 있다. solicitor는 쉽게 말해 부동산 전문 변호사다. 집을 확보하기 전에 언제든지 미리 구해놓아도 된다. solicitor 없이 진행할 수 있다고 해도 일반인은 불가능할 정도로 집 매매 절차가 복잡하고 제출해야 하는 서류, 거쳐야 하는 심사가 다양하다. 법적 소송에 휘말렸을 때 좋은 변호사를 구하는 게 관건이듯, 스트레스로 가득한 집 매매 과정에서 어떤 solicitor를 만나느냐에 따라 의지가 될 수도, 반대로 뚜껑이 열릴 수도 있다. 


4. Searches/Surveys

거래가 이루어지기 전에 집과 건물, 주변 도로 등에 대한 심사가 이루어진다. 은행에서 대출 심사의 일부로 요구하는 절차도 있다. 심사 결과에 따라 제시한 가격을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 재협상에 들어가기도 한다.


- Local Authority and Local Land Charges Search: 건물과 주변 도로 등에 예정된 공사나 작업 계획이 있는지, 공유지나 개발 제한 구역이 있는지 등을 점검한다.

- Drainage and Water Search: 상하수도 시설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다.

- Environmental Search: 환경 오염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다.


5. Contract exchange/Completion

모든 검사와 심사가 끝나면 solicitor가 리포트를 보내준다. 수십개에 달하는 문서를 전달 받았고 그 중 서명이 필요한 문서가 다섯 개다. 


- Report on Title: solicitor가 모든 조사를 실시하고 제공하는 보고서

- Contract for Sale: 매매 계약서

- Transfer (TR1): 소유권 이전 동의서

- Deed of Covenant: leasehold인 주택의 경우 freeholder와의 계약서(용어 설명은 다음 편에)

- Mortgage Deed: 주택대출 계약서


이 중 첫번째만 solicitor와의 계약이라 내 서명만 필요하고 나머지 네 개는 witness(증인)의 서명도 필요하다. 증인이 보는 데서 서명을 함께 해야 하며 증인은 가족이나 친척이어서는 안 된다.


서명이 완료된 계약서를 seller와 교환하며 매매가의 10%를 계약금으로 넘기는 단계가 contract exchange며 이때 completion date(잔금일)를 정한다. 합의한 날에 잔금이 들어가지 않으면 추가 비용을 지불해야 하니 은행에서 모기지를 받을 수 있는 날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정해야 한다. Completion 날에 모기지를 받아 seller에게 전달을 완료하고 나면 열쇠를 받을 수 있다. 

 

solicitor가 전달한 집 관련 서류 - 각종 검사와 심사 결과와 관리비 등의 정보로 머리 터진다


다음 편에는 영국 부동산의 특징을 간단히 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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