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의 주거용 부동산 정책과 시장 현황
전 편에서 이어지는 글입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주택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저금리 시대와 함께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한 유동성 증가가 주택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특히 최근 네덜란드의 주택 가격 상승률은 유럽연합 국가들 내에서도 매우 높은 편이다. OECD의 데이터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2021년 명목 주택 가격은 2015년에 비하여 40%가 넘게 올랐다. 우리나라의 2021년 주택 가격 상승률에 비해 약 2배 더 오른 것이다.
물가상승률이나 데이터 표본의 차이가 있어 국가끼리 상승률을 비교하기에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어쨌든 네덜란드 또한 우리나라만큼 주택난을 겪고 있다.
네덜란드 통계청(Centraal Bureau voor de Statistiek, CBS)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네덜란드의 주택 가격 지수는 전년 대비 평균 12.8% 상승하였다. 유럽연합 국가들의 평균이 7.3%인 것에 비하면 주택 가격 상승률이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네덜란드의 주택 상승률은 지난 20년간 가장 높은 수치이다.
네덜란드 통계청에 따르면 현재 네덜란드에는 약 800만 가구의 주택이 있으며, 2005년 이후 총 100만 가구가 증가했다고 한다. 현재 네덜란드 인구가 약 1,744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는 가구당 2.2명의 거주자가 살고 있다는 것으로 계산될 수 있다.
이러한 주택 가격 폭등의 원인으로는 공급 부족을 꼽고 있다. 2020년 6월 발표된 주택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까지 845,000채의 주택이 공급되어야 한다고 한다.
주택 가격 폭등 문제로 인해서 저소득층 주거 문제, 세입자의 권리 보호 문제, 젠트리피케이션 문제 등 여러 부가적인 문제들도 함께 발생하고 있다.
정부는 주택 가격 상승을 억제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2025년까지 연간 75,000채의 신규 주택 건설을 목표로 설정했으며 오피스의 용도변경 등을 통해 이 목표를 따라잡고자 하고 있다.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통과 기준과 세금 공제 혜택도 축소하였다. 암스테르담에서는 512,000유로 이하의 주택을 구매하려면 직접 4년 동안 거주하거나 친척에게만 임대할 수 있다. 이 법안은 2022년 4월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로테르담, 헤이그, 위트레흐트 등의 대도시도 이와 비슷한 법안을 준비 중이다. 이는 투자자들이 집을 저렴하게 구입하여 비싼 값으로 임대하거나 판매하려는 것을 방지한다. 또한 암스테르담, 헤이그 등의 도시의 일부 지역에서는 에어비앤비 운영이 금지되었다.
네덜란드의 국토 면적은 작은 데다가, 국토의 약 15% 미만이 택지로 이용되고 있다. 세계적인 농업 강국으로 불리며 국토의 약 53%가 농업용지로 쓰이며, 자연보호구역까지 고려한다면, 주택 문제를 해결하기란 결코 단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네덜란드의 대도시권과 주택 정책, 주택난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네덜란드의 지리적 환경은 우리나라와 닮아 있는 반면, 그동안 실시해온 주택 정책은 다르다.
특히 네덜란드의 사회주택은 그 역사가 100년인 데 비하여, 우리나라는 최근에서야 사회주택 제도가 보편화되기 시작하였다. 서울시는 2015년 ‘서울특별시 사회주택 활성화 지원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2016년 서울특별시 사회주택 종합지원센터를 개소하였다. 또한 2017년에는 서울주택도시공사가 암스테르담사회주택연맹(Amsterdamse Federatie van Woningcorporaties, AFWC)과 사회주택보증기금(Waarborgfonds Sociale Woningbouw, WSW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금까지 정부가 직접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해왔다면, 이제는 다양한 주체들이 다양한 형태의 사회 주택을 공급하는 것을 장려하는 방식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렇게 되면 사회주택에 대한 인식도 점점 대중적으로 보편화될 것이다.
한편 사회주택 비율이 높은 네덜란드도 주택난 문제는 피해 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자산시장과 임대시장은 연결되어 있으면서도 구분되어 있으며, 자산시장의 주택 수요자와 임대시장의 주택 수요자는 다름을 시사한다. 즉, 임대시장 수요자의 니즈만을 충족시킨다고 해서 주택 시장 전체 수요자의 니즈가 충족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또한 주택 가격 상승 문제를 겪고 있으나, 네덜란드의 주택 가격은 그 수치가 더욱 급변하고 있다. 앞으로 네덜란드의 정책과 이에 따른 반향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며 참고한다면 우리나라의 주택 정책 방향 수립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네덜란드의 주거용 부동산 정책과 시장 현황 (3) 최종화 마침.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