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데 싫다

2대 1 수업

by 히예

이제 필라테스 수업에서 사용하는 모든 기구를 써 본 것 같습니다. 공중에 매달리는 것만 빼고요. 공중에 매달리는 건 그룹 수업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아마 한 명의 강사가 여러 수강생을 코칭하기에 공중 동작은 위험한 부분이 있기 때문이겠죠. 아직 어떤 수업이 가장 좋냐고 묻는 질문에는 답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냥 다 힘들어요. 같은 기구를 서너 번은 더 써봐야 어떤 기구를 쓰는 날이 그나마 나은지 알게 될 것 같아요.


같은 돈으로 더 큰 이득을 챙기는 걸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겁니다. 6대 1 그룹 수업에 수강생이 적게 올수록 나에게 돌아오는 이득이 크다고 할 수 있죠. 지인 중 한 명은 그걸 노려 비 오는 날은 꼭 간다는 우스갯소리도 합니다. 2대 1 수업을 하게 된 일이 지금까지 두 번 있었습니다. 한 번은 스프링보드, 한 번은 체어 수업이었어요. 비용을 생각하니 뜻밖의 선물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같은 돈 내고 선생님의 코칭을 더 받을 수 있다니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죠.


그런데 말입니다. 막상 수업에 들어가니 참 좋은데, 싫더라고요. 싫은데, 또 좋고요. 자세에 대한 설명과 코칭이 좀 더 개인맞춤형에 가까워졌다는 것은 정말 좋았어요. 참여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 아무래도 단골 고객들에게 맞추게 되고, 사람도 많으니 개인적인 코칭은 적어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데 2대 1로 진행하니까 개인적인 코칭 시간도 좀 더 늘어나고 수준에 맞춘 수업을 해주시는 것 같더라고요. 마침 저와 같이 수업을 들은 그 한 분도 초보였거든요.


4명이랑만 들어도 강사님이 제게 오시는 횟수가 몇 번 되지 않았는데, 2명이니까 강사님의 눈길을 피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모든 동작은 그녀의 레이더 안에 있었고, 아주 잠깐 쉴 틈도 허용될 수 없었죠. 저도 시간 들여서 하는 거 매 동작 제대로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진짜 너무 아플 때 있지 않습니까?! 그럴 땐 강사님이 다른 분 봐줄 때 잠깐 동작을 푼 적도 많았거든요. 그런데 2명이서 하니까 강사님이 내 맘대로 휴식시간은 봐주지 않으시더군요. 그래도 힘들어하면 숫자 조금은 빨리 세주셔서 고마웠어요 강사님..


2대 1 하면서 모든 시간을 꽉꽉 채워 운동한 것 같아서 좋았어요.... 근데 싫었어요... 아니 좋았어요.... 아니 싫었... 좋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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