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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혜미 Jan 31. 2021

2-2  문화예술이 주는 모국에 대한 자부심과 정체성

2-2  문화예술이 주는 모국에 대한 자부심과 정체성


한국 내의 대부분의 박물관과 미술관에도 요즘은 ‘가이드 투어’라는 프로그램이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예술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더라도, 전문가의 설명을 들으면서 누구나 쉽게 감상하고 또 즐길 수 있다. 싱가포르의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에는 영어, 말레이어, 중국어, 일본어, 타밀어, 한국어, 프랑스어 등을 포함한 다언어의 ‘가이드 투어’가 외국인들 자원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고 있다.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다민족과 또 해외 관광객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다양한 언어적 배경을 가진 외국인 자원봉사자들을 중심으로 서류심사와 인터뷰를 거쳐 문화예술에 대한 열정과 배경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 ‘도슨트 트레이닝 코스’에 참여할 인원을 선발하는데 프랑스를 비롯한 독일, 이태리, 스위스 등의 유럽인들이고 다수를 차지하고 일본인과 한국인 도슨트들의 활동도 활발하다. 문화예술에 대한 소양을 가진 자원봉사자들에 4-5개월 동안 미술사 강의와 연구 및 실습과 견학 등을 병행하며 미술사와 미술 전반에  대한 지식과 안내 매너 등을 배우게 된다.      

남편의 직장을 따라온 서구권 출신의 여성들은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동안 아시아의 미술과 문화와 역사를 배우는 것 자체가 특권이라고 여기고 있다. 아시아의 문화예술을 접하기 쉽지 않았던 서양인들은 이 훈련을 통해서 자신을 개발하고 문화예술을 깊이 있게 배울 수 있는 최적의 기회라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국의 문화와 예술을 아시아에서 제대로 홍보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도슨트 트레이닝’을 받고 본국의 프로젝트를 가져와서 전시하는 중간 역할을 담당하기도 한다.  

    

자신이 태어난 나라가 우수한 문화예술의 유산을 가진 나라라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자랑거리인지를 해외에 나가서 살게 되면 깊이 있게 깨닫게 된다. 특히 다민족이 어우러져 살고 있는 나라에서는 다양한 민족별 역사와 문화예술을 접하게 되면서 한국에서는 별로 느끼지 못했던 자국의 문화예술에 대한 자부심을 느낄 때가 종종 있다. 뿐만 아니라 역사가 짧은 나라에서 살면서 발견한 사실은 긴 역사를 가진 나라에서 성장한 사람들과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긴 역사를 가진 나라에서 성장한 사람들은 선조들의 사상이나 철학이 삶과 예술에 접목되어 있어 모국의 문화예술에 대한 자부심이 곧 자신감과 정체성으로 연결된다는 것이다. 


 2009년 싱가포르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전’(Transcendence : Modernity and Beyond in Korean Art)이라는 대형 프로젝트가 싱가포르 아트 미지움(SAM)에서 있었다. 당시 인구가 500만도 채 안 되었던 싱가포르에서 20만 명의 관람객이 동원되었다는 것은 엄청난 이벤트였음을 알 수 있었다. 한국의 현대미술의 대가들의 작품이 총망라되어 K-Art를 처음 소개하는 기획전으로 한인으로서의 자부심을 한껏 느끼게 해 준 전시회였다. 한국인 ‘도슨트’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았던 그 시절에 이 전시회에 관람하러 갔던 나는 아주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되었다. 독일어 악센트로 영어를 하는 중년의 독일 여성이 ‘가이드 투어’를 해 주었다.


 그때 마침 ‘독일 디자인 작품전’이 ‘한국 현대 미술전’과 동시에 전시되고 있는 시점이어서 먼저 그녀가 안내하는 독일 작품들을 먼저 보게 되었다. 관람객을 위해 정성을 다해서 자국의 작품을 열정적으로 설명하는 그녀에게서 문화예술 외교관으로서의 당당함을 엿볼 수 있었다. 또한 ‘한국 현대미술전’에 대해서도 각 작품마다 놀라울 정도로 상세한 설명해 주는 그녀를 바라보면서 ‘자신의 문화를 홍보할 수 있는 열정’ 그것이 타 문화를 존중할 수 있는 태도와 일맥상통한다는 것과 또 이것이 바로 ‘국제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은 ‘한류’에 의해서 한국의 국제적 위상이 어떻게 변화되고 있으며, 또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인을 대하는 인식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는 동남아를 비롯한 싱가포르에서 충분한 경험을 하고 있다. 특히 한국의 역사드라마가 싱가 폴리 안들의 안방을 독차지하게 되면서, 그들은 짧은 역사 속에서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새롭고 깊이 있는 세계를 한국 드라마를 통해서 경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가의 발전이 곧 경제적인 성장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며 모국의 문화예술적인 유산이 우리에게 굉장한 보석이라는 것을 상대적인 그들의 관점을 통해서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 그것이 결국 국제 경쟁력의 근간이 된다는 것을 해외에 오랫동안 살면서 알게 되었다.다시 말해서 기성세대가 자신의 문화예술에 대한 애정과 자긍심을 말과 행동과 태도로 표현할 수 없다면, 해외에 거주하는 차세대들은 한국의 문화유산과 예술이 주는 부요함을 어디에서 어떻게 공급받아 누릴 수 있을는지 알 수 없다.  

    

미술관이나 박물관은 단지 여가와 학습을 위한 곳이 아니라 건강한 내면세계를 위한 기초를 다지는 곳이며, 단지 역사적인 단편적인 지식이나 상식을 습득하는 곳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내면의 안정과 정체성을 찾을 수 있는 곳이다. 또한 해외에 거주하게 될 때 자국의 문화에 대한 자긍심이 없다면 타문화에 대한 존경심 역시 기대하기 힘들다. 내 나라의 문화예술을 먼저 알고 타민족에게 알릴 수 있을 때, 타민족들의 문화예술도 열린 마음으로 공감하게 될 것이다. 한국 드라마가 ‘넷플릭스’를 통해서 전 세계로 확장되고 있는 이 시점에, 한국의 문화예술을 통해 한국인의 정신세계에 대해서 배우고 알기를 원하는 외국인들에게 어떻게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연구를 해봐야 할 것이다.

     

TIP

1. 미술관과 박물관을 정기적으로 방문하여, 다양한 문화예술을 접하는 기회를 갖자. 

2. 한국의 문화예술에 대해서 더 많이 알아야 민족적인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

3. 해외에 나갈 때 가능하다면 한국의 다양한 문화예술 자료(시대별, 장르별) 준비하자.

4. 해외에 살면서 한국의 전통악기나 전통공예품, 태권도 등을 자주 접하는 기회를 갖고,       

   외국인 친구들에게 알릴 수 있는 정도의  배경지식을 갖도록 하자. 

5. 한국 문화예술의 홍보를 통해 현지인들과 깊은 교류할 수 있는 대화의 소재를 이끌어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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