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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혜미 Feb 19. 2021

2-9  창의적인 삶을 살아가려면

자신만의 창의적인 삶을 살아가려면


유행에 별로 민감하지 않은 나라 싱가포르에 살다가 가끔 한국의 서울을 방문하여 도심의 한 복판을 거닐어 보면 최신 유행이 무엇인지 한눈에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비슷한 종류의 옷차림을 하고 활보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비슷한 메뉴의 음식점이 같은 거리에 여러 집이 있으면 요즘 유행하는 음식이 무엇인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러나 유행이 다 그러하듯이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상황이 달라진다. 기존의 것들이 자취를 감추고 새로운 것이 등장하여 다시 그 자리를 메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이제 세계의 젊은이들과 경쟁을 해야 하는 시대에, 직업의 세계를 선택하는 과정에서는 과연 무엇을 어떻게 반영해야 할까? 개인의 적성과 취향도 고려해야 하지만 급변하는 미래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때문에 과거와 현재만을 보고 지도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다가올 미래의 흐름을 예측하여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일시적인 유행이나 흐름을 따라 진로를 선택하면 당장은 많은 고민이 없이 쉬운 길을 갈 수 있지만, 얼마 가지 않아서 바꾸고 또 바꾸어야 할지 모른다. 때문에 어릴 때부터 생활 속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자신의 적성을 발굴하고 미래에 대한 전체적인 계획과 체계를 가지고 업그레이드해 나가야 시간과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유행에 따라서  그간 해 왔던 것을 한 순간에 전체적으로 뒤엎어 바꾸는 것을 반복하게 된다면  삶이 얼마나 혼란스러워질 것인가?  시간과 노력에 대한 엄청난 희생은 물론 삶의 방향성에 대한 혼란을 가중시킬 수도 있을 것이다. 남들이 가지 않은 자신만의 길을 찾아내고 또 그 길을 걸어가기 위해서 어떠한 선택을 해야 할  때, 그것에 대한 자신만의 분명한 이유와 목적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근의 뉴스에서 ‘현악기의 명장’으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은 청년 ‘정가왕’(28세)씨의 기사를 읽고 감동을 받았다. 남들이 가지 않은 그 길을 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민을 하며 연구하였을까! 어린 시절 레고 조립에 뛰어난 재능을 보이던 그가 현악기 제작을 한 지 6년 만에 ‘스트라디바리’ 후예로 한국인으로 첫 우승자로 꼽히는 영광을 안았다. ‘15회 크레모네 국제 현악 제작 콩쿠르-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에서 첼로 부문에서 금메달을 수상한 그의 단풍나무로 만든 그의 첼로는 ‘크레모나 바이올린 박물관’에 영구적으로 보관된다. 세계 최고의 바이올린 제작자 ‘스트라디바리’의 이름을 기리기 위해 그의 고향 이탈리아 북부의 ‘크레모네’에서 열리는 이 콩쿠르는 3년마다 전 세계의 현악기의 명장들이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등 4개 부문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인다고 한다. 1976년에 시작된 이 대회에서 42년 만에 첫 우승을 거머쥔 한국인 ‘정가왕’씨는 과연 어떻게 이곳에 진출하게 된 것일까? 


인천 계산공고를 졸업한 그는 한국외대에 진학했으나 1학기 만에 휴학을 하였다. 취미로 배우기 시작한 바이올린에 몰입하다가 바이올린 제작자의 꿈을 가지게 되면서 이탈리아어를 공부한 후에 바이올린 제작을 배우다가 ‘크레모네 국제 현악기 제작 학교’에 편입하여 졸업하게 된다. 그 후 ‘프란체스코 토토’ 명장의 공방에 들어가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대부분의 청년들은 부모들이 이끄는 대로 진학, 취업의 길로 들어서고 있지만, 그는 그런 틀에 박힌 코스를 밟는 삶으로부터 탈피하여 열정이 넘치는 새로운 도전의 삶을 살고 싶었다고 한다. 1년 동안 혼신을 다해서 첼로를 만들었지만 본인이 우승을 하게 될 것은 예상하지는 못하였다고 한다. 그의 우승은 꿈과 열정과 노력의 산물이다. 


자신만의 삶을 설계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느끼고 깨닫게 하는 기회를 가지지 못한 채  모든 사람들이 같은 곳을 향해서 의미 없는 경쟁을 한다면,  모두가 삶의 의미는 잊어버린 채 생존을 위한 고달픈 삶을 이어가게 될 것이다. 차세대에게 자신만을 길을 발견할 수 있도록 어떻게 조언해 주어야 할까? 아이들과 깊은 대화를 통해서 그들이 생각하고 있는 것을 표현할 수 있는 기회를 가능하면 많이 열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스스로 새로운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계획하는 방법,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방법, 남들이 가지 않은 자신만의 길을 찾기 위해 어떠한 노력을 어떻게 해야 할지를 함께 생각해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다가올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보다는 희망으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보다 세심한 관심과 전략을 가져야 할 때이다. 관심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잡지를 구독하고, 흥미를 가지는 분야의 다큐멘터리 같은 것을 보면서 토론하고, 방학 때에는 좀 더 알고 싶은 분야에 대해서 경험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국제 경쟁력과 함께 자신의 창의성을 발휘하면서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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