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혜미 Jan 29. 2019

서점 사장이 되기로 결심은 했는데, 이제 뭘 해야하나

서점업에 대한 공부를 시작하다

서점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 후 한두 달은 '망하면 어쩌지?'라는 고민에 하루에도 수없이 마음이 왔다 갔다 했다.

내가 가진 창업 자금이라고 해봐야 3천만 원도 안 되는 퇴직금이 전부.

나머지는 대출을 받아야 할 텐데.. 정말 망하면 어쩌지?

그런데 망하는 것에 대한 고민은 정말 답이 없다.


서점은 참 망하기 쉽다. 지금 이렇게 서점을 직접 운영해보니 더 잘 알겠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작은 동네서점은 돈을 벌 수 없는 구조라는 걸..

그렇지만 알면서도 하고 싶어 지는 걸 어쩌나.

그렇다면 딱 안 망할 정도만이라도 유지할 수 있도록 어떻게든 노력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마음을 고쳐먹었다. '망해도 젊을 때 망하자'

그리고 서점 하는 사람들 말이 서점은 망해도 다른 업종처럼 억 소리 나게 망하진 않는다고. 불행 중 다행이라고.


자, 이제 못 먹어도 고! 직진을 해야 할 때이다.

그런데 서점을 하려면 뭐부터 해야 할까?

우선 서점을 차릴 자리부터 알아봐야 하나, 아니면 서점업으로 등록부터 해야 하나..

인터넷 검색으로 못 찾는 정보가 없는 요즘 같은 시대에 생각보다 서점 창업에 대한 정보는 많지 않다.

그나마 이미 동네서점을 창업한 사람들의 블로그를 통해서만 조금의 정보를 얻을 수 있을 뿐이다.

나중에 알았지만, 출판업계 유통구조가 워낙 공개되지 않은 암흑세계와 같기 때문에 정보들이 많이 노출되지 않은 것 같다.


막막한 나에게 한줄기 빛으로 다가온 건 바로 '서점학교'이다.

나처럼 서점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해 단기교육을 해주는 곳이란다.

내가 현재 알고 있는 서점학교는 두 곳이 있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에서 운영하는 '서점학교'와 경기콘텐츠진흥원에서 운영하는 '경기서점학교'가 그 두 곳이다.

누구나 처음 시작할 때는 열정이 넘치는 법이라, 나는 두 군데 모두 수강하여 듣고 싶었지만.. 그 당시 두 곳의 서점학교 일정이 겹치기도 했고, 위치와 여러 가지 문제로 '경기서점학교'만 수강할 수 있었다.


서점학교가 서점 창업의 A부터 Z까지 다 알려주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없었던 출판/서점업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고, 현업에 종사하는 선배 서점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도 있었다.

덕분에 서점학교를 수강하는 동안 내가 만들고자 하는 서점의 콘셉트를 좀 더 구체화할 수 있었다.

서점을 하고 싶다면 우선 서점학교부터 수강하기를 추천한다. (생각보다 강의가 퀄리티가 괜찮다. 더군다나 무료다.)



서점학교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다.

서점을 하고 싶다는 공통점 말고는 전부 다 다른 사람들.

나처럼 아예 창업 결심을 하고 강의를 듣는 사람도 있었고, 그냥 언젠가는 꼭 해보고 싶은 로망으로 미리 들어보러 온 사람들도 있었다.

그리고 나처럼 평범한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게 참 위안이 됐다.


나는 서점 창업을 준비하면서 '참 실행력 있는 사람, 추진력 있는 사람'이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내가 정말 그러한가? 아니, 나는 사실 좀 소극적인 사람이다. 모험을 즐기지 않는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게 될 때만 적극적으로 돌변한다.

예를 들면 학창 시절 모 아이돌의 온라인 팬클럽(4대 통신 시절이다) 대표시삽 활동을 했을 때라던가,

(아, 수줍은 나의 과거사여~)

뒤늦게 해외여행에 빠져 나 홀로 유럽여행을 다녀왔을 때라던가.

동네서점이라는 것이 나에게 그렇게 다가왔나 보다. 아이돌처럼 좋아 죽겠고, 여행처럼 설레는 것으로..


그리고 진정으로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우선 말을 하면 된다. 최대한 주변에 떠들고 다녀라.

"나 회사 관두고 서점 하려고" 나는 이런 식으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알렸다.

이제 거짓말쟁이가 되지 않으려면 실행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게 해서 지금 서점 사장님이 된 거다.

실행력, 추진력 그런 게 별거냐. 그냥 말한 대로 지키면 되는 거다.


매거진의 이전글 우선 서점부터 차렸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