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 #칭찬
끈을 묶으며 생각했다.
이것이 풀린 이유는 누가 날 떠올렸기 때문이다.
내가 없는 곳에 내가 있다는 미신.
꽉 조여야 걸음이 반듯한 걸 알지만
또 한 번 느슨히 묶고 있는,
미신에 절박한 내 정수리를 쓰다듬는다.
끈과 끈 사이, 남겨진 여분의 틈으로,
비집고 들어올 정을 생각한다.
끈은 본디 하나의 직선이며,
처음과 처음 혹은 끝과 끝이 만드는 매듭은,
당신과 나의 얼키설키한 시절이자 얼룩진 정이다.
모든 인연은 미신인지도 모른다. 라고 생각한다.
미신 앞에 언제나 무릎 꿇을 나는,
정수리가 닳고 닳아 조약돌이 될 때까지,
운동화를 벗지 않을 것이다.
허리 숙여 기꺼이 끈을 묶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