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발걸음
덜커덕거리는 못을 아무리 돌리고 돌려도
어긋난 이가 되돌려지지 않을 무렵,
어디서 갓난아이 하나도 빽빽 운다.
배고프다는 소리인지 혼자 두지 말란 소리인지,
헤아릴 수 없는 울음소리 저편,
그만 좀 살고 싶다는 할아버지 푸념이
철푸턱, 가누지 못해 주저 앉는다.
그만 살긴, 뭘 그만 살어.
푸념의 꼬리를 겁 없이 잠구는 지천명 막내.
그가 아비의 틀니를 꺼내 가만가만 닦는다.
닦고 있는 게 어디 이 뿐일까,
아비의 수고로움으로 간이 밴
이승의 눈물도 닦고 있는 것이지.
거친 말끝으로 감춘, 아주 고운 손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