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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틴 Dec 03. 2020

당신의 브랜드는 무엇인가?

고객의 관점에서 생각하기

'A커피는 카페 창업 브랜드가 아닌 커피 전문 브랜드입니다.'

집 근처 커피 체인점을 지나다가 눈에 들어온 입간판 배너 문구다.

'카페 창업 브랜드가 아니라는 말은 무슨 의미지?’ 서비스 기획자로서 직업적인 궁금증이 발동했다.




무심코 본 배너는 내 눈길을 끄는 데 성공했고 이내 저 문구를 쓴 의도가 궁금해졌다.

'일반적으로 가게의 특징이나 차별화된 메뉴를 알려 사람들의 발걸음을 붙들어야 하지 않을까?'

'무수하게 쏟아지는 창업용 커피 브랜드가 아님을 알리고 싶었던 것일까?'

이미 오래전부터 실속을 앞세운 저가 커피 브랜드가 매우 많아졌다. 백종원 님의 빽다방 이후로 매머드 커피, 더 벤티, 메가커피 등 10여 가지가 훌쩍 넘는다. 백종원 님은 그 자체가 브랜드라서 빽다방에도 그대로 브랜드 이미지가 덧입혀졌다.


이렇게 프랜차이즈가 공격적으로 전쟁을 벌이다 보니 치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다시, 궁금증으로 돌아가서 창업 브랜드가 아니라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본다. 카페 상호를 검색했다. 홈페이지에 가맹문의와 절차 안내가 상세하다. 속 시원한 답을 찾을 수 없을 것 같다.


브랜드 소개 메뉴를 찾아 읽어본다. J* 커피 로스터에서 론칭했으며 본사 로스팅 공장에서 볶은 원두로 고품질의 커피를 제공한다고 되어있다. 대강 추측을 해보면 본사의 로스팅 시스템을 내세워서 전문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던 것 같다. 굳이 필요 없는 문구를 앞에 넣어서 의미만 더욱 모호해졌다.


차라리 자체 공정으로 유통한다고 하지, 더욱 이해가 가지 않는다. 대충 손쉽게 창업하는 커피 브랜드가 아니라 전문성을 갖추었다는 의미를 주고 싶었던 것 같다. 하지만 소비자는 가격만큼 혹은 그 이상의 만족감을 얻길 원한다.

내 업무였던 서비스 기획도 사용자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회사가 멋진 서비스를 만들었다고 해서 서비스 설명을 줄줄이 해봤자 회사의 직원이 아니라면 누구도 관심 있게 보지 않는다. 사용자의 입장에서 이게 뭐가 좋은지, 왜 이걸 써야 하는지, 특징은 무엇인지를 간결하게 한눈에 들어올 수 있도록 정리가 필요하다. 책 제목으로 눈길을 사로잡아야 사람들이 책을 집듯, 서비스도 누군가의 머릿속에 빡! 남도록 하나의 흔적을 남겨야 한다. 브랜드는 그때부터 힘을 가질 수 있다.


잘 짜인 브랜드는 보기에도 좋고 어쩐지 믿음이 간다. 커피나 물건뿐 아니라 사람도 마찬가지다. 요즘은 나를 팔아야 하는 시대다. 알고 보면 내용도 크게 별다를 건 없다. 나의 어떤 부분에 방점을 찍고 어떻게 구성해야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먹힐지 고민이 필요하다. 물론, 포장지만 번지르르했다간 금세 밑천이 드러나기 마련이다. 남들보다 더 뛰어난 게 아니라, 남들과 조금이라도 다른 무언가를 내보여야 한다. 나만의 방식대로 말이다.


내 면접 전략과도 일맥상통한다. 나는 기획자의 한 길만 걷지 않은 걸 특징이자 장점으로 내세웠다. 개발을 해봤기에 개발자와도 소통이 수월하다고 강조했다. 숱한 이직 횟수는 다양한 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걸로 바꿨다. 여러 직종을 기웃거린 것도 호기심이 많아서였음을 알리고 기획자의 자질과 연결시켰다.

 

'성격이 급하시네요?'라는 반격이 들어오면 ‘네, 그래서 일 처리도 빨라요.’라고 여유 있게 대응한다.

어떤 단점을 꼬집어도 장점으로 승화시키는 스킬을 연마했고, 유연성은 곧 나만의 브랜드가 되었다.


당신의 브랜드는 무엇인가?
당신이 내세우고 싶은 것만 강요하거나, 불친절하게 주입하고 있지는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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