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크리스틴 Dec 16. 2021

남대문에서 주얼리 사입하기

이제 얼추 스토어 구색이 맞춰졌다. 그러나 제일 중요한 '주얼리'는 아직도 뭘 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 공방에서 핸드메이드로 제작하는 걸 배웠지만 모든 상품을 만들 수는 없다. 사입과 자체 제작의 비율을 적당히 조절해야 하고, 자체 제작 상품은 마진을 생각해서 수고를 덜 들이는 상품으로 정해야 한다. 


배운 것들은 손에 익지 않았고 하나 만드는 데에도 시간이 꽤 소모되었다. 특히 와이어는 특성상 아주 섬세하게 다뤄야 하는데 자꾸 자국이 생기는 등 원상태로 돌리기도 어렵다. 구멍에 고리를 끼우고 오링을 연결하는 것도 항상 단번에 되지 않는다. 



'아.. 이건 다 노안 탓이야!! ㅜㅜ'

며칠 동안 머리를 굴렸다. 자체 제작이 마진을 남기기 좋은 구조지만 현실적으로 타협이 필요하다. 결국 사입과 자체 제작의 비율을 9:1로 확 낮췄고 공방 선생님께 얻은 조언대로 기존 상품에 변형을 주기로 했다.


주얼리 제작에 필요한 부자재를 많이 구비해두고 싶지만 이것도 하나씩 챙기다 보니 모두 돈 덩어리다. 무엇을 만드느냐에 따라서 재료가 달라지니, 구체적으로 만들 상품을 미리 생각해 두어야 한다. 무작정 남대문 시장을 한 번 찾았다가 뜬 눈으로 몇 바퀴를 뱅뱅 돌고 왔던 적이 있다. 공방에서 썼던 재료를 사러 왔는데 이렇게 종류가 많을 줄이야... 게다가 정확한 사이즈를 모르고 가면 선택 장애와 동공 지진을 내내 경험하게 된다.


두 번째로 남대문 시장에 방문하는 날. 정확한 품목과 사이즈를 메모하고 크리스탈도 구멍의 방향을 잘 확인하리라 마음먹고 출발했다. 남대문 남정 상가, 삼호 우주 상가는 정신줄을 놓고 보다 보면 반나절이 훌쩍 가버리는 개미지옥! 건물 하나가 통째로 모두 액세서리 상가니까 부자재와 완제품을 파는 매장이 엄청나게 많다.



발품을 열심히 팔고 느낌이 오는 곳을 골라서 부자재를 샀다. 써보다가 물건이 괜찮으면 계속 거래하면서 꾸준히 방문하는 게 좋겠지. 웬만한 판매자들은 이 사람이 초짜인지, 이 바닥을 잘 아는 사람인지 쉽게 구분한다. 매장을 여러 곳 둘러보다가 초보에게도 잘 응대해주는 가게에서 매상을 올려주었다.


부자재는 미리 정해둔 품목이니 정확한 놈을 고르기만 하면 쉽다. 문제는 완제품이다. 모두 내 콘셉트에 맞는 것 같고 저런 디자인도 올리면 좋을 것 같고... 내 스토어의 콘셉트를 마음속에서 내내 떠올렸다. 눈에 들어오는 건 이미 한참 시장에서 잘 팔리고 있는 제품들이다. 내가 몇 번쯤 본 물건은 이미 유행이 지났다는 얘기... 

'아직까진 잘 팔릴 테니 나도 올려볼까?!'라는 생각은 위험하다.


그렇게 집었다 놓았다를 몇 번이고 반복하다가 예산에 맞춰 완제품을 골랐다. 완제품 사입도 철저한 시장조사가 필요하다. 요즘의 유행, TV에서 연예인들이 착용한 디자인, 패션잡지와 거리에서 사람들이 착용한 것들을 눈여겨봐 두어야 한다. 계절마다 유행하는 컬러와 한 시즌 앞서간 상품 등 고려할 건 무궁무진하다. 



to be continued..

매거진의 이전글 맥북과 본격적인 스마트스토어 준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