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모리 가즈오에게 이타심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하면 사업을 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콘텐츠가 쏟아지는 시대이다. 유튜브에 ‘인바운드 마케팅,’ ‘B2B 세일즈’와 같은 검색어를 입력하기만 해도 방대한 지식과 오랜 노하우를 가진 전문가들이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 많은 내용들을 다 따라잡지 못해서 조급한 마음이 들고는 한다. 하지만 성공한 기업가인 이나모리 가즈오는 ‘어떻게’ 사업하는가에 대한 이야기로 철자를 채우지 않는다. ‘왜 사업하는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아침에 일어나 만원 지하철에 몸을 싣고, 사무실에 도착해서 노트북을 열고 미팅에 들어가다 보면 ‘왜 사업하는가’를 기억하고 되새기는 일은 할 일 목록의 끄트머리에 위치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명확한 답을 내리고, 이를 사업에 실천하는 것은 사업을 하는 이에게는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는 것을 이나모리 가즈오는 상기시킨다.
가즈오는 이에 대한 답으로 ‘이타심’을 거듭 이야기한다. 인간으로서 고객에게, 직원에게, 사회에게 정말 도움이 되는 일이 무엇인지를 거듭 질문하는 것이 그에게는 사업의 주요 나침반으로 작용해 왔다. 이타심은 줄곧 그가 왜 사업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제공해온 것 같다.
가즈오가 말하는 이 ‘이타심’이 어찌 보면 지나치게 낭만적인 이야기로 들릴 수도 있지만, 결국 그가 말하는 ‘이타심’이란 최근 기업가들이 강조하는 ‘미션’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사업을 성공으로 이끌기 위해서 필수적인 강렬한 소망과 의지는 허공에서 자가발생 하지 않는다. 그만큼 강한 동기가 필요하다. 그리고 그 동기를 제공해 주는 것이 바로 기업가들이 말하는 ‘미션’이고 가즈오가 말하는 ‘이타심’이다.
고객을 향한 이타심은 완벽한 제품을 만들고 이를 통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기반이 되었다. 직원들을 향한 이타심은 직원들이 회사의 방향성에 공감하고 주인 의식을 가질 수 있게 돕는 기반이 되었다. 협력사를 향한 이타심은 함께 시너지를 창출하는 기반이 되었다. 가즈오가 말하는 이타심은 그 단어가 주는 인상만큼의 뜬구름이 아닐 수도 있겠다. 우리가 기타 경영 서적에서 일반적으로 보는 ‘고객 가치’ ‘조직 문화’ ‘파트너십’ 등의 총합일 수 있겠다.
그래서 가즈오가 말하는 ‘이타심’에 대해서는 고심해 보고 해체해 볼 필요가 있다. 표면적인 ‘이타심’이 핵심이라면 비영리 재단들은 승승장구하는 것이 논리적이지 않나. 전에 3년 간의 시간을 보냈던 직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이 회사 설립의 목적이자 비전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비전이 회사의 성과와 직결되어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었는지를 곱씹어 보면 고개를 갸우뚱한다. 기업의 ‘이타심’이 실질적인 임팩트를 가지기 위해서는 이타심을 가지고 해결해야 하는 고객의 문제, 조직의 문제, 이해관계자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정의하는 것이 시작이자 중심이다.
툭하면 일하기 싫어지는 요즘, 예전만큼 열정적으로 일하기 어려운 요즘, 동기에 대해서 자주 생각한다. 적당히 이른 아침에 일어나 운동도 하고, 읽고 싶은 책을 읽고, 회사에서 적당히 일하다가, 일찍 퇴근해서 쉬는, 몸과 마음이 편안한 생활을 두고 치열하게 일한다는 것은 강렬한 동기가 필요한 일이라는 것을 최근에서야 인정했다.
조직 생활을 막 시작했을 때는 ‘성장’이라는 단어 그 자체, 무언가 새로운 것을 배운다는 그 자체가 주는 동기가 강렬했다. 하지만 배우면 배울수록, 세상에는 배울 것이 너무 많고, 그래서 선택적으로 배워야 하는 것 같은데, 방향성 없이는 선택도 어렵다는 생각을 했다. 결국 이 치열한 업무 태도가 나를 어디로 데려갈지 모르는 상태가 되자, 구체적으로 정의되지 않은 ‘성장’은 더 이상 나를 일하게 만들지 못한다.
이나모리 가즈오의 ‘왜 사업하는가’는 본인이 묻고 본인이 답하는 책이기도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이들에게 던지는 거울과도 같은 질문이다. 이나모리의 철학을 통해 우리는 사업의 진정한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