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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ather Jan 20. 2019

영화 <콜레트 (2018)> 리뷰

키이라 나이틀리의 팬에게 추천!


  

* 아직 한국에 정식 개봉한 작품이 아닌 만큼 최대한 스포일러를 배제하려 노력하였습니다. 트레일러에서도 확인할 수 있거나, 역사적으로 동일한 지점에 대해서는 언급이 다소 있으나 이 부분도 불편하시다면 읽지 않으시기를 권합니다.






프랑스의  작가, 시도니 가브리엘 콜레트의 인생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자연스레 여러 굴곡을 발견하게 된다. 기록을 통해 우리는 그녀가  1948년 노벨 문학상 후보자로서 T.S. 엘리엇과 토마스 만 등과 함께 이름을 올렸던 작가이며, 동시에 저널리스트이자 배우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지만, 이 모든 것은 - 당연하게도 - 쉽게 얻어낸 것이 아니다. 남편의 필명을 이용해 출간한  <클로딘> 시리즈의 저작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서도 투쟁해야 했던 것이 한 예일 것이다. 그런 그녀의 삶은 창작자에게  좋은 영감을 주는 마법의 샘 그 자체이지 않을까. 문제는 그러한 수많은 굴곡을 모두 담아내기에 영화의 두 시간은 짧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워시 웨스트모어랜드 감독은 그래서, 그녀의 초기 커리어에 집중한 듯 하다. 남편과 결혼하고, 우연히 발견한 재능을  통해 여러 사람에게 자신의 글이 사랑받는 것을 확인하고, 또 그와 이혼하기까지. 

콜레트(키이라 나이틀리)는 여성의  사회적 활동이 제약을 받던 시대를 살던 프랑스 시골 소녀다. 총명하고 보통내기가 아닌 것은 분명하지만 ‘여성이 쓴 글은 팔리지  않는다’는 통념으로 가득한 시대를 살던 그녀의 인생은 어떻게 펼쳐질까? 열네 살 연상의 남편 앙리 고티에 빌라르(도미닉 웨스트)와  결혼한 콜레트가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을까. 두 사람의 아슬아슬한 관계는 계속될 수 있을까? 남편의 필명 윌리(Willy)를  사용했던 그녀가 어떻게 자신의 이름을 되찾게 되었을까? 

수많은 질문에 답을 하며 작품은 흥미로운 이야기로 가득하다.  영화는 프랑스의 유려한 풍경을 보여주는 데에도 아낌이 없다. 아름답고도 한적한 프랑스 시골 정취는 물론이요, 파리의 어지럽고도  화려한 세상을 고스란히 재현하며, 콜레트를 그 위에 얹어낸다. 이렇게 공들여 외부 세계를 묘사한다 하여 콜레트라는 인물의 중심  서사를 소홀히 다룬다는 것은 아니다. 작품 속 수없이 등장하는 창문과 거울의 레퍼런스를 통해 우리는 콜레트의 시각으로 제한된  남성의 세계를 바라보며, 그녀의 내밀한 욕망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건이 진행되며 발생하는 인물들간의 관계도 심상치  않고, 고민을 거듭하던 콜레트가 주체적인 캐릭터로 성장하여 스스로를 해방시키는 결단은 우리엑 감동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다른 영화들이 그렇듯, <콜레트> 역시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데, 그 중 하나로 나는 콜레트가 지닌 입체성이  남편과의 관계 속에서 해석되며 다소 밋밋해진 감이 있다는 점을 꼽고 싶다. 더불어 음악의 사용이 유려한 영상미에 비해 종종 튀는  경향이 있었다. 그럼에도 영화 <콜레트>는 개성있는 인물들 사이에 적절한 유머를 배치함으로써, 그녀를 처음 만나는  관객일지라도 어렵지 않게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영화를 이끄는 주연 배우 키이라 나이틀리는 이번 영화 속에서도 스스로 빛난다. 때로 그녀의 시선은 날카롭게 정곡을 꿰뚫고, 드레스를 입은 모습은 파리의 귀부인으로 대표되며, 자유로 향하는 발걸음 속에는 당당함이 서려있었다. 키이라 나이틀리의 팬이라면 추천하고픈 영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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