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시간표 #헤르미온느 #영감
#대학교
대학 합격 통지서를 받아 들고 세상을 다 가진듯이 환호했던 즐거움은
한 학기가 채 지나기도 전에 흩어져 사라지고 말았다.
'자퇴'라는 단어가 아른아른 머릿속을 맴돌 정도로 전공 공부는 지루하고 버거웠다.
물론 '공부가 재미없다'라는 건 누구나 공감이 되는 표현이지만
고된 입시 공부의 굴레를 막 벗어난 터라 그 실망감이 더더욱 컸다.
힘들었던 수험 생활을 마치면 드디어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찾아 나설 수 있고
캠퍼스라이프를 즐길 수 있으리라는 부푼 기대를 안고 있었기에,
냉혹한 대학생활은 더욱 갑갑한 속박처럼 느껴졌다.
#시간표
무엇보다도 답답했던 점은, 교양 과목이나 다른 학과의 흥미로운 수업을 들어보고 싶어도
유아교육과 관련 전공 과목들로만 학점이 꽉 차버린다는 사실이었다.
내가 꿈꾸던 낭만은 온데간데없고, 마치 유아교사가 되기 위한 밀도 있는 직업훈련 양성 기간처럼 느껴졌다.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내가 꾹꾹 눌러 담아가면서 겨우 고등학교의 3년을 버텼는데,
앞으로 4년을 더 이 상태로 보내야 한다고 생각하니 그야말로 앞길이 캄캄했다.
"정말, 이게 맞는 길인가?"
끝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마 나는 이 물음을 가지게 된 시점부터 학업과는 거리가 먼 학생이 되었을 것이다.
교수님들께도 면목이 없을 정도로 학점이 처참하고
학기 중 내가 세운 가장 큰 목표는 오직 '15주 동안 살아남기'뿐이었다.
#헤르미온느
“나 팀플 때문에 바쁠거같아.”
“아, 그래, 어떤 수업?”
“응? 수업이 전부 다 팀플인데?“
“그럼 팀플을 일주일에 세번은 하겠네? 힘들겠다…”
“하루에… 세번이야…”
“하루에 팀플을 어떻게 세 번을 해! 무슨 헤르미온느야?”
“말해 놓고 나도 웃기다. 그래도 다 해.”
이것이 정말 내가 꿈꿔왔던 대학 생활일까 회의감이 들 때도 많았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잘 해내지 못하면
팀플을 함께하는 친구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날마다 노심초사하는 나날들이었다.
학교의 커리큘럼은 끊임없이 나의 능력에 대한 시험의 장이었고,
나는 매일매일 팀플 걱정으로 밤을 지새웠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은 한정적이었기에, 미숙한 부분이 들킬까봐 전전긍긍했던 기억이 선명하다.
#영감
당시의 나는 심리적으로 많이 위축이 되어 있었어서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가랑이 찢어지겠어"라는 생각을 많이 했었던 것 같다.
보고서를 잘 쓰는 친구, 공부를 잘하는 친구, 발표와 모의수업을 잘하는 친구, 교구를 잘 만드는 친구
주위의 동기들은 모두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었는데
내가 잘하는게 뭘까?라고 생각하며 늘 우울하고 비교를 하게 되었다.
왜 이렇게 다들 완벽해보이고 나는 한없이 부족한 사람으로 느껴지는지...
다음 이야기로는 팀플 포지션에 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우울한 이야기는 다음 이야기까지이므로 조금만 기다려주셨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