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표

#의문 #경고등 #쉼표

by 정현아

#의문

대학교 3학년, 교사라는 꿈을 향해 달려가던 나는 커다란 질문에 맞닥드리게 되었다.

줄곧 유아교사를 꿈꿔왔지만 막상 전공심화과정으로 들어서면서

'내 강점은 교구만들기 뿐인걸까?' '내가 특별히 잘하는게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나는 과연 여기에 어울리는 사람일까 그런 의문이 들기 시작하자

한번도 흔들린 적 없는 나의 길이 뿌리부터 흔들리는 기분이었다.

무엇보다 의욕이 없었다.


밤샘으로 지쳐 쓰러져있는 친구와 나


#경고등

설상가상으로 3학년은 그야말로 체력의 한계를 시험하는 시간이었다.

밀려드는 과제와 시험, 밤샘 작업의 연속...

어느날 과제를 하다가 갑자기 몸이 안 좋아져 응급실에 가는 일까지 벌어졌다.

의사선생님은 스트레스와 영양부족이라고 하셨다.

그 순간 머릿속이 띵- 하더라.

(매일 컵라면과 배달음식을 먹고 잠을 푹 자지 않은 건강하지 않은 나날이 스쳐 지나갔다)


링거를 맞으며 천장을 바라보는데,

'나는 도대체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는 걸까?'하는 회의감이 들었다.

한참 행복하고 즐겨야한다는 20대 초반에 나는 왜 이렇게 힘든걸까?

하지만 아무리 고민해도 시원한 답을 찾을 수가 없었다.

그냥 하고싶지 않은 일에 시간과 체력을 마냥 낭비하는 기분이 들었다.


앞만 보고 달리느라 정작 놓쳤던 것들, 외면했던 내 마음이 한꺼번에 밀려오는 듯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은 확고해졌고 이젠 정말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나를 위한 길은 무엇인지 스스로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결론은, 나를 위해 학교를 1년 휴학하기로 했다.


#쉼표

당시만 해도 우리 학과에서 휴학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4년간의 커리큘럼을 쭉 따라가서 실습을 마친 후 바로 교사가 되는 것이 정석 루트였다. 게다가 그 시기에는 임용고시가 엄청난 화젯거리여서

많은 친구들이 그 길을 바라보고 달리는 분위기였다.

그런 상황에서 내가 휴학을 결정하니 부모님께서는 꽤나 충격을 받으신 듯 했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어쩌면 교사라는 길이 나의 진짜 길이 아닐 수도 있다는 불안감이 마음 한편에 자리잡고 있었다.

더 늦기 전에, 학교 생활에 집중하느라 미처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활동들을 하면서

나 스스로의 시야를 넓히고 싶었다.


낯선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해보지 못했던 도전을 통해 나를 더 깊이 이해하고 싶었다.

처음에는 갑작스러운 휴학 결정에 부모님께서는 많이 반대하셨지만,

지쳐버린 몸 상태와 나의 확신에 가득 찬 모습을 보고 결국 휴학을 허락해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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