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칫 지금의 날씨는 폭염과 폭우를 번갈아가며 스트레스 지수까지 올라갈 수 있겠다. 하지만 절기 서당 책을 읽으면서 이해하기로 했다.
이해하는 것과 그냥 참는 것은 다르다.
소서를 지나 대서가 시작이 되었고, 15일 뒤에는 입추가 열린다.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폭염과 폭우가 동반이 되어야 온전히 가을을 맞이할 수 있단다.
사람도 똑같다.
여름의 폭염과 폭우가 쏟아졌다 접었다를 몇번씩 해야 가을이 오듯, 한 인간도 가을로 접어들기 위한 몸부림을 하는 시기가 있다.
바로 사춘기 시기다.
사춘기 시기를 잘 보내야 그 다음 과정 청년의 시기를 힘들지 않게 맞이할 수 있다.
중학교 1학년 때부터 시작된 사춘기 큰 아이를키우면서 키우드 독서를 했다. <감정코칭> ! 특히나 사춘기 아이의 감정코칭에 대해서 말이다.
사춘기 아이의 특징을 말하자면
1. 일단 방문을 걸어잠근다.
2. 말수가 줄어든다.
3. 자꾸 짜증을 낸다.
4. 하던 독서도 공부도 안 한다.
5. 가족을 벗어나 친구들과 어울리기 좋아한다.
6. 눈 마주치기를 싫어한다.
대충은 이랬다.
문학책을 읽으며 훈련 된 등장인물 입장에서 생각해보기는 큰아이에게 대입을 해보았다.
"나는 어땠을까?"
죽고 싶을만큼 힘들었던 사춘기를 떠올렸다 집바로 옆 텃밭에 비닐하우스 안에 있는 농약을 마시고 죽어야지 하고 먹는 시늉까지 한적이 있다.
참다못해 내가 선택한 일은 가출이었다. 가출이라고 집떠난 1주일은 서울을 가기 위해 광주 고속터미널로 향했다. 결국 태어나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한서울사는 이모,
이모집에 일주일 잘 놀다 온 해프팅으로 결말을 지었다.
용을 쓰고 죽겠다고 몸서리 치는 내 존재는 가족 중 어느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았나보다.
가출했다 돌아왔어도 다들 그러려니 했다. 그런무심한 행동들은 혼자라는 외로움으로 깊게 파고들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그 시절, 사춘기 앓이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그들에 대한 반항이었다. 내 존재를 끊임없이 알아주라고 몸부림 쳤던 무언의 반항.
훗날 알았다.
인간은 누구나 외로운 존재라는 것.
큰아이의 사춘기를 보면서 덜 외롭게 해주고 싶었다. 곁에서 괜찮은 엄마가 아닌, 괜찮은 어른이 되어주고 싶었다.
첫 엄마역할이다 보니 아이를 어떻게 도와주어야 할지 몰라찾아 읽은 책들이 도움이 되었다.
그중에 한권이 최성애작가의 <감정코칭> 책이다.
"청소년기 시기는 리모델링하는 시기에요."
그 문장 하나가 무릎을 치게 했다.
아이가 리모델링을 한다면 엄마인 나도 하자. 너는 사춘기, 엄마는 갱년기, 서로 성장하는 시기는 다르지만 엄마도 중년으로 무르익어 가고 있다는 것, 40대에서 50대로 향하며 몸과 마음의 변화를 받아들이며 리모델링 해야 한다는 것.
그렇게 마음 먹고 나니 편안해졌다. 큰아이와 마음을 터놓고 인간대 인간으로 대하기 시작한 때가 바로 이때다.
그렇게 중학교 3년의 시간은 코로나 19까지 겪어내면서 긴긴 리모델링의시간은 나음의 집 한 채를 만들게 되었다.
그 시간을 잘 보내서그런지 큰아이와 나는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되었다. 다행히 큰아이는 고1 때 율목도서관에서 8개월 과정 꿈다락프로젝트 참여해보자 제안했던 일 하나로 자신의 꿈을 찾았다.
"엄마, 나 있잖아요. 나영석 pd 같은 사람이 될래요. 레이스가 길다 책 사주세요."
했던 큰아이.
그 경험 하나로 큰아이는 4년이 지난 지금도 pd의 꿈을 안고 9월 대학입학을 앞두고 있다. 비록 관련 과는 아니지만 지금은 융합형 인재가 필요한 세상이라는 걸 이해시켰더니 가슴 설레한다.
큰아이의 꿈을 찾아주었으니 이젠 작은 아이 차례다. 작은 아이야말로 심각하다 할 수 있는 3년을 보내고 있다. 아직까지한번도 학원 한번 가보지 못한 아이라면 믿겠는가? 안 간다고 해서도 보내지 않았다. 뭐, 딱히 사교육의 필요성도 느끼지 못해 그러라고 했다. 절대 불안하지 않다. 누구가는 그럴 것이다. "애가 잘하닌까 그러나봐요."
천만의 말씀. 코로나 3년은 방구석 아이로 만들어버렸다. 친구들과 만나노는 것도 싫어하고, 친구도 없는 듯 했다. 학교 갔다오면 잠을 3시간을 자는데 신생아가 따로 없었다. 왜 그렇게 잠만 자냐는 질문에
"엄마 제가 학교에서 얼마나 열심히 공부하는 줄 아세요? 다른 애들은 다 자는데 저는 선생님 이야기에 집중을 해서 들으니 에너지를 다 쏟아요. 그래서 집에 오면 피곤해요."
했다. 진짜인가 오늘 수업했던 이야기를 말해보라 했더니 줄줄줄 이야기처럼 재미나게 들려주었다. 하교후 3시간 잠을 자는 아이를 졸려서 잔다는데 뭐라 할 수가 없었다.
아무튼 3년간 포켓몬스터 카드 덕후의 길을 지후는걸어갔다. 지후는 카드 덕후다. 보통의 덕후 이상이다. 온라인 플랫폼에서 매매와 매입을 직업인냥살았다. 대전에 사는 김사장님이 좋아할 카드라며 이미 아이는 내가 모르는 제 3세계에서 살고 있었다. 내가 온라인에서 사람들과 어울려 지내듯이.
어떤 카드가 잘 팔리고 어떤 카드가 값나가는 카드인지도 안다. 카드의 역사와 유래, 하물며 영어공부까지 카드로 한단다. 카드 이야기를 하면 날밤 새가면서 줄줄줄 말한다. 귀찮을 정도로.
그런 아이를 그냥 내버려두었던 엄마. 실컷 본인이 하고 싶고 빠져들고 싶은 일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기에 내버려두었던 일은 잘했다 생각한다.
2년반은 그렇게 카드 장사치처럼 살더니 이젠 손절했다 한다. 그리고 자신을 성찰하는 운동일기를 8개월동안 하루도 안 빠지고 썼다.
이제는 운동일기 말고 다른 걸 하고 싶다고 하는데 찾아가게 내버려두고 있는 중이다.
대신에 이것만은 하자고 설득하기를 2개월 걸렸다.
큰아이가 꿈다락으로 자신의 꿈을 찾아갔듯이 작은 아이도 2달간 프로젝트로 뭔가 생각의 확장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될거라 본다.
나는 나대로 또다시 둘째 지후의 꿈매니저로 자처하기로 결심했다.
오늘이 세번째 시간인데 3시간 동안 지후는 꿈을 찾고, 나는 나대로 카페에서 독서하고 글을 쓸 작정이다.
이해하는 것과 그냥 참는 것은 다르다. 둘째 지후를 이해하고 응원할 것이다. 두번 다시 돌아오지 않은 사춘기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