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yeonin Mar 03. 2021

사랑이 버겁던 청춘의 단상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


헤어져도 친구로 지낼수 있는 사람이 있지만 그럴수 없는 사람도 있다. 처음 이 영화를 보았을 때의 츠네오는 나쁜놈이었다. 사랑한다면서 왜 이제와서 버거워해? 라며 그의 사랑을 돌이켜 시작부터 삐뚤게 보았고 외로 담담히 받아들이며 생선을 굽는 마지막 조제의 그 초연함이 어색하게 다가왔다. 다만 시간이 흐른 후 이 영화를 다시 봐야겠다 다짐했던 이유는 해 좋은날 대로변에서 무너지듯 울어버리던 츠네오 때문이었다.



그리고 다시 이 영화를 찾게되었다. 영화속 사람들은 그대로, 시간이 흐른건 나 하나. 마냥 커보이던 주인공은 어디가고 그저 대학을 갓졸업한, 살아보고자 취업전선에 막 덤벼든 청춘이 버거운 이십대 중후반 어디쯤의 남자아이가 거기 있었다. 그리고 사랑은 인종도 종교도 나이도 국경도 초월한다는 말이 낭만으로 오다 ‘그렇게 초월할게 많으면 난 그저 이대로 있을래가 되어버린 내가 여기 있었다.



누구에게나 한계가 있다. 양말하나 내일부턴 옳게 벗어 놓으리라 다짐하나 어김없이 주일이면 잃어버린 짝을 찾아 온 방을 뒤지듯, 나도 어쩌지 못하는 내가 이렇게 많은데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뭐든 해낼수 있다는게 판타지지. 그러니 진심이 있어 되었다. 너의 한계치만큼 아껴주어 참으로 고마웠다. 잘 지내길 그 어디에 있더라도 나쁜 안부 안들리게.

작가의 이전글 상처의 공유, 그 진실성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