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에 젖은 어느 직장인 이야기
오늘의 아무 말 대잔치
노을을 보면서 사람들은 각기 다른 감정을 가질 것이다.
찬란히 떠있던 해가 지면서 빚어내는 아름다운 총천연색 하늘. 컴퓨터 그래픽으로도 쉽게 표현할 수 없는 다채로운 색들이 하늘에 펼쳐진다.
노을은 하루의 끝이 다가온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끝이라는 감정을 떠올려 슬프다는 사람도 있고, 드디어 하루가 끝났음을 기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매일 하늘을 바라볼 수 있는 여유는 없지만, 나도 노을을 바라볼 때의 생각은 다른 사람들과 비슷하다.
하루 종일 일에 시달리고, 상사한테 깨지고 먼가 잘 안 풀리는 날에는 드디어 하루가 끝나간다는 안도감이 들고, 주말에는 하루가 너무 빨리 지나갔다는 아쉬움이 든다.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다 보니 갑자기 노을이 보고 싶어 졌다.
마침 해가지기 직전이니까 얼른 차 한잔을 타서 창가로 간다.
하늘은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가는구나.'
머릿속에 오늘 일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간다.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던 건 아니지만... 출근해서 점심을 먹고 동료와 이야기를 나누고 일을 하고 이 정도?
회사 생활이라는 게 머 특별한 일이 있겠는가? 똑같은 하루의 연속이지.
의욕을 상실하고 무기력증에 빠져있지만 우울해지지 않으려는 최소한의 노력은 한다.
그냥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일들을 하루에 하나씩 꼭 하는 거다.
예를 들면 회사 끝나고 집에 가서 영화 보면서 치맥 먹기. 멍 때리기. 맛있는 거 배달시켜먹기.
누워서 유튜브 보기. 신상 과자 먹기 등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거다.
그러면 오늘 하루 잘 마무리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저런 생각에 빠져있는데 , 순간 느껴지는 팀장님의 인기척.
'내가 준 일은 다 끝낸 건가?'이런 의미인 거 같다.
얼른 자리로 돌아가 일을 시작한다.
오늘도 내가 좋아하는 한 가지 일을 꼭 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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