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력 증에 걸린 어느 직장인 이야기
오늘의 아무 말 대잔치
언제나 만성피로에 시달리지만, 오늘따라 더 피곤한 거 같다.
항상 어제보다 오늘이 더 피곤한 느낌이다.
그래도 n 년 전 신입 사원 때는 팔팔했던 거 같은데. 한해 한해 지날수록 체력이 떨어지고, 무기력해진다.
멍하니 컴퓨터 화면을 바라본다. 오늘은 이 일만 끝내면 야근 안 하고 집에 갈 수 있다.
그런데 집중이 안된다. 빨리 해야 한다 할수록 더 하기 싫어진다.
일은 왜 해야 하는 것일까?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돈이다. 먹고 싶은 거 먹게 해 주고 사고 싶은 거 사게 해 주고, 월세와 공과금을 내려면 돈이 제일 필요하다. 돈이 아니었으면 일을 안 할 것인가? 그럴 거 같다.
돈 때문에 회사에 다닌다고 생각하니까 기분이 좀 그렇다. 다른 이유도 생각해 보자. 회사에 다니면 마음 맞는 동료도 있고, 여름엔 시원한 에어컨도 있고, 겨울엔 히터도 틀어주고... 또 머가 있더라.
돈이 많아서 일을 안 해도 된다면 어떨까? 지금처럼 무기력해진 내가 좀 나아질까?
운동도 취미도 귀찮아하던 내가 취미 생활도 가지고 운동도 열심히 할까?
다른 건 몰라도 여행은 많이 다니고 싶다. 맛있는 거 먹으러 가는 여행. 정말 즐거울 거 같다.
갑자기 행복 회로가 돌아간다. 슬쩍 웃음이 난다. 이 지긋지긋한 일에서 벗어난다면!
정신을 차리고 다시 모니터를 바라본다. 처리해야 하는 일이 보인다. 그래 이게 현실이다.
오늘 일을 빨리 끝내야 집에서 치킨과 맥주를 마시며 쉴 수 있다.
집중력이 조금 올라간다. 조금 올라간 집중력은 금방 떨어진다.
의욕은 벌써 사라져 버렸다.
하아... 일은 왜 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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