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입김에 숨어 살아요

2026.2.20

by 지그시

곧 사라질 텐데 생각이 많나 봐요

붙잡을 수 없이 떠나가세요

인사는 못 해줘요 잘 가라고


충분히 아름다웠어요 충분히

가지고 온 것들이 많아서

항해를 마쳤으니 두고 가세요

미련은 버리고 가세요


당신을 그리워했던 내가 원망스러워

한숨 두 숨 날려 보내요

덕분에 오름은 산이 되지 못했어요


아직도 아직은 입김에 숨어 살아요

걱정 말아요 허상은 아니에요


그림자는 짙은 회색이니

밟으려 오지 마세요 돌아오지 마세요


아우성에 오세요

내 뒤로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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