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의 밤
헤어지기에는 아까운 밤이다. 나의 모든 헤어짐에는 밤과 함께했다. 시야가 흐릿해져 다른 감각이 예민해지는 밤에 외로움은 해가 뜨던 낮보다 더 깊고 어둡게 가라앉았다. 헤어짐은 어두운 밤에 나의 살갗을 스쳐 지나가는 자욱한 안개와 같더라. 축축한 습도는 배가 되어 헤어지는 순간을 실감 나게 한다.
일곱 번의 밤은 모두 그랬다. 내가 가지지 못한 일곱 번의 밤을 사려고 한다. 왜 나의 이별은 밤에만 이루어지는지 의심을 품지 않기 위함과 다음 이별은 해가 떠 있길 바라는 마음으로 밤을 좀 사겠다. 내가 사랑하는 밤을 지키기 위해 내가 좋아하는 어둠을 붙잡기 위해 일곱 번의 밤을 사고 모든 나의 밤을 박애하겠다.